손을 굳게 맞잡은 그들은 서로 떨어질 줄 몰랐다. 아예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인 선수도 있었다.
20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신인 드래프트 현장. 고교 졸업을 앞둔 선수 19명이 참가했다.
발표를 앞두고 선수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애꿎은 침만 삼켜댔다.
1라운드 1순위가 지명되자 예상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5팀이 한 순배를 돈 뒤 2라운드에서 첫 지명 포기가 나오자 여기저기서 한숨이 나오기 시작했다. 3라운드에서 세 구단이 잇달아 지명을 포기하자 남은 선수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4라운드가 끝나고 남은 선수는 6명. 흩어져 앉아 있던 이들은 자리를 옮겨 뭉쳐 앉았다. 결국 수련선수 지명에서도 한 명만 선택되고 드래프트는 종료됐다. 끝까지 남아 있던 유희옥(한일전산여고)은 “아쉽네요. 혹시나 될 줄 알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남아 있던 5명 중 1명만 대학 진학이 결정됐다.
지명된 선수들이 기념사진을 찍을 무렵 한 선수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애써 웃던 한 선수는 “집에 가서 다시 생각해 봐야겠어요. 10년간 했던 배구를 떠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는데…”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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