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야구 관계자는 두산과 삼성 중 누가 한국시리즈에 오르더라도 SK와 어려운 승부가 될 거라며 이렇게 말했다.
두산 김경문 감독과 삼성 선동렬 감독은 “누가 이기든 빨리 끝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해 선수들이 느끼는 피로도가 정규 시즌의 두 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두 팀은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연일 불펜진을 총동원했다. 확실한 선발투수가 없는 탓이다.
이 기간 나온 볼넷은 경기당 평균 8.8개(삼성 26개, 두산 18개)나 됐다. 심판 판정이 정규 시즌에 비해 지나치게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조종규 심판위원장은 “포스트시즌의 중요성을 감안해 스트라이크존이 바깥쪽 공 한 개 정도 좁아졌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월 이사회에서 준플레이오프를 3전 2선승제에서 5전 3선승제로, 플레이오프를 5전 3선승제에서 7전 4선승제로 늘린 것도 포스트시즌 진출 팀들에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올해 프로야구는 13년 만에 5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준플레이오프 1경기를 빼고는 모두 만원사례를 기록했다. 야구팬은 연일 숨 막히는 접전에 환호했고 야구계는 늘어난 입장료 수입에 풍요로운 가을을 맞고 있다.
정규 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SK가 프리미엄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부터 거친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컵까지 안은 것은 1992년 롯데(3위)와 2001년 두산(3위)이 전부다. 게다가 올해 같은 방식이라면 포스트시즌에서 ‘하위 팀의 기적’은 이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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