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천사’ 신지애(20·하이마트)는 한때 슬로 스타터로 유명했다.
대회 첫날에는 주춤거리다 막판 몰아치기로 정상에 오를 때가 많았다.
지난해 국내 투어에서 9승을 올릴 때 5개 대회의 첫날 스코어가 70대였으며 74타와 76타를 치고 역전 우승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제 이런 징크스마저 깨뜨린 것 같다.
마치 출발 총성을 듣고 결승선까지 전력 질주하는 단거리 스프린터로 변신한 듯 첫날부터 선두권으로 치고 나간다. 최근 우승한 3개 대회에서 1라운드 평균 타수는 67.7타에 불과했다.
23일 인천 스카이72골프장 하늘코스(파72)에서 개막한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KB스타투어 4차 대회에서도 그랬다.
비가 내려 쌀쌀한 날씨 속에 신지애는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해 4언더파 68타로 유소연(하이마트) 나다예 박보배(에쓰오일)와 공동 선두에 나섰다.
올 시즌 한국여자오픈과 KLPGA선수권 우승을 한 신지애는 이로써 사상 첫 메이저 타이틀 싹쓸이를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티샷을 100% 페어웨이에 떨어뜨린 신지애는 그린 적중률도 83.3%로 높았으며 퍼트 수는 29개를 기록했다.
지난주 하이트컵 우승 후 2연승과 시즌 7승째를 노리는 신지애는 “전반에 비도 오고 날씨가 나빠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후반 11번홀에서 첫 버디를 하며 샷이 안정됐다. 작은 실수를 많이 줄이다 보니 보기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10개 홀 연속 지루한 파 행진을 하던 신지애는 11번홀(파4)에서 6m 버디 퍼트를 넣으며 분위기를 살린 뒤 14번홀(파4)에서 105야드를 남기고 피칭웨지로 한 두 번째 샷을 컵 50cm에 바짝 붙여 한 타를 더 줄였다. 이어 16번홀(파4)에서 1.5m 버디를 추가한 뒤 17번홀(파3)에서 7m 버디 퍼트를 넣으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