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박세리’ 모국서 감격의 티샷

  • 입력 2008년 10월 25일 03시 01분


‘LPGA투어 개척’ 펑산산, 사상 첫 중국대회 출전

박세리,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청야니(대만)….

이들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의 활약을 통해 모국에서 국민 영웅 대접을 받았다.

골프의 신천지로 불리는 중국에서는 펑산산(19·사진)이 이런 반열에 올라서기를 꿈꾸고 있다.

그는 올 시즌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유일한 중국인 선수다.

특히 이번 주 모국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LPGA투어 대회인 그랜드차이나에어 오픈에 출전해 홈팬의 뜨거운 관심 속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중국의 박세리’로 불리는 펑산산은 “중국에서 이런 대회가 열리는 것은 중국 골프의 수준을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되며 중국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LPGA투어에서 내가 유일한 중국인이므로 중국인들이 내 성적에 집중을 많이 한다. 내가 잘해야 더 많은 중국 선수가 도전할 것 같아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24일부터 3일 동안 중국 하이난 섬 하이커우웨스트CC(파72)에서 열리고 있는 이 대회는 LPGA투어의 글로벌 전략에 따른 본격적인 중국 진출의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중국 광저우 골프협회장을 맡고 있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10세 때 골프를 시작한 펑산산은 중국 주니어 최강으로 이름을 날렸다. 지난해 그저 경험이나 쌓겠다며 도전한 퀄리파잉 스쿨을 단번에 통과해 올해 LPGA투어에 데뷔했다.

부푼 기대를 품었으나 올 시즌 초반만 해도 11개 대회에서 10차례나 예선 탈락하면서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극심한 부진으로 시드를 잃을 위기에 몰렸지만 7월 이후 8개 대회에서 4차례나 5위 이내에 들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벨 마이크로 클래식에서는 생애 최고인 준우승을 차지한 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국 골프용품 업체인 코오롱 엘로드의 후원을 받고 있어 국내에서도 지명도가 높은 펑산산은 “골프가 한국에서는 매우 큰 스포츠지만 중국에서는 아직 미약하다. 한국 회사들의 중국 시장 진출이 중국 골프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회 현지를 방문한 강위수 코오롱 엘로드 스포츠마케팅팀장은 “잠재력이 무한한 중국 시장 공략과 펑산산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후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는 한국 선수들에게 배울 게 많다는 펑산산은 대회 때마다 코스 근처의 한국식당에 들러 갈비, 불고기를 자주 먹는다. 172cm의 큰 키에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61.2야드(13위)이며 그린 적중률도 66.9%(23위)로 높은 편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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