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박찬호(35)가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는 참가하기 힘들다는 뜻을 밝혔다. 박찬호는 또 자신을 선발로 쓰겠다는 팀이 있다면 옮기고 싶다고 했다.
31일 귀국한 박찬호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 성적을 감안하면 내년에 다년 계약은 힘들고 1년 계약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1년 계약을 하면서 팀을 제쳐 두고 WBC에 나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올 시즌 54경기에 등판해 95와 3분의 1이닝을 던져 4승 4패 2세이브, 평균자책 3.40의 성적을 남겼다.
그는 “내년에는 시즌 내내 선발로 뛰는 게 목표인데 그러려면 스프링캠프 훈련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리는 WBC에 나가게 되면 스프링캠프에 전념하기 힘들고 팀도 내가 WBC에 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6년 WBC에 참가했던 박찬호는 대회가 끝나고 팀에 돌아갔더니 선발 경쟁을 하던 후배가 그 사이 선발 자리를 꿰찼고 그래서 자신은 불펜으로 밀려났다는 경험담도 털어놨다.
올 시즌 불펜으로 뛰면서 매 경기 등판을 준비하고 있어야 했고 등판 횟수도 많아 정신적으로 조금 힘들었다는 그는 “나를 선발로 필요로 하는 팀이 있다면 웬만하면 팀을 옮기려 한다”고 했다.
올 시즌 공 속도가 빨라진 비결에 대해 박찬호는 “러닝 훈련 방식을 바꾼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장거리 달리기를 했는데 지난해부터 짧은 거리를 여러 차례 반복해 달리는 쪽으로 훈련 방식을 바꿨다는 것.
그는 “오래 달리면 허리가 아파 짧은 거리를 여러 차례 뛰는 식으로 바꿨다”며 “러닝과 점프,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해 하체의 탄력과 균형이 많이 좋아졌고 아내가 해준 맛있는 건강식도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