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라운드에서 한국의 젊은 선수 4명이 어이없는 실수로 2명이 실격되고, 2명은 2벌타를 받는 일이 벌어졌다.
10번홀에서 출발한 지은희(22·휠라코리아)와 김주미(24·하이트)는 18번홀까지 플레이를 마치고 1번홀로 이동하는 동안 주변에 대기하고 있던 카트를 타고 이동하는 바람에 실격을 당했다.
지은희는 캐디와 함께 동반 탑승했고, 김주미와 장정(28·IBK)은 화장실에 다녀오는 사이에 카트가 출발해 탑승하지 않았다. 그 사이 김주미의 캐디는 카트를 타고 1번홀까지 이동하는 바람에 김주미의 실수로 인정됐다.
상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뒤 따라온 오지영(20·에머슨퍼시픽)과 안젤라 박(20·LG) 역시 카트에 탑승하는 실수를 했다. 둘은 카트에 올라탄 후 1번홀까지 이동하지 않았지만 곧 바로 지정된 홀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내렸지만 이미 2m 정도 움직인 상태여서 룰 위반이 인정됐다.
골프 부속규칙 9조 이동수단에서는 “플레이어는 위원회가 허가하지 않는 한, 정규 라운드 중 어떤 형태의 이동 수단도 타고 가서는 안 된다. 본 조건의 위반에 대한 벌은 스트로크 플레이에서 위반이 있었던 각 홀에 대하여 2벌타를 과한다. 다만 벌타 수는 1라운드에 최고 4타까지로 한다”고 되어 있다. 지은희와 김주미, 오지영과 안젤라 박이 정해지지 않은 홀에서 카트를 타고 이동하는 똑같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지은희와 김주미는 2벌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스코어카드를 접수해 스코어 오기로 실격 처리됐다.
오지영과 안젤라 박은 14번홀에서 실수를 인정해 2벌타를 부과 받는 것으로 상황이 종료됐다. 오지영, 안젤라 박과 함께 플레이한 카린 코크는 카트에 탔지만 이동하기 전에 내려 위기를 모면했다.
18번홀에서 대기 중인 카트는 원래 드라이빙레인지에서 10번홀 티잉 그라운드로 선수들을 이동하기 위해 대기된 것이었는데 선수들이 이를 잘못알고 탑승했다가 이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김주미는 카트에 탑승하지 않았지만 경기 중 캐디는 플레이어로 간주되기 때문에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대회에서는 1번홀에서 2번홀, 6번홀에서 7번홀, 9번홀에서 10번홀, 16번홀에서 17번홀로 이동할 때는 카트를 탑승하도록 권했고 나머지 홀에서는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고 경기위원회가 선수들에게 공지했다. 경험이 많았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실수였지만 어린 선수들은 한 순간의 잘못으로 실격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이들은 눈물을 흘리며 억울해했지만 경기위원회의 공지사항을 확인하지 못한 자신의 탓이기에 돌이킬 수 없는 아픈 상처로 남게 됐다.
영종도|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