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는 2일(한국시간) 올드트래포드 경기장에서 열린 2008년-2009년 시즌 FA 11라운드 헐 시티와의 경기에서 두 골을 폭발시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맹활약에 힘입어 4-3으로 승리,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냈다.
이로써 맨유는 올 시즌 6승 3무 1패(승점21)을 기록, 이날 스토크시티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아스날을 밀어내고 리그 3위로 도약했다.
반면 헐 시티는 주중 첼시전 패배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승격 이후 처음으로 연패를 당하며 리그 6위(6승2무3패)로 떨어졌다.
‘신형엔진’ 박지성은 지난달 30일 웨스트햄전에 결장에 이어 다시 한번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체력이 충분히 재충전됐고, 올 시즌 리그에서만큼은 꾸준한 출장권을 보장받고 있던 터라 선발출전 가능성을 높였지만, 이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후보선수명단에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 동안 퍼거슨은 팀이 선두권으로 도약해야 하는 중요한 상황이거나, 상대팀과 화력으로 맞서야 할 경우 공격 능력이 약한 박지성 대신 라이언 긱스, 루이스 나니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해왔다.
두 팀은 경기 초반부터 골을 주고 받으며 불꽃 튀는 접전을 펼쳤다.
먼저 기선을 제압한 쪽은 맨유였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침투 패스를 이어받은 호날두는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깔끔한 왼발 터닝슛으로 가볍게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맨유는 헐 시티에게 벼락같은 동점골을 허용했다. 전반 23분 세트 피스 상황에서 마이클 도슨이 올려준 볼을 쇄도하던 쿠잔이 깔끔한 헤딩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맨유는 헐 시티의 강한 압박에 잠시 주춤했지만, 마이클 캐릭의 중거리슛으로 다시 앞서갔다. 전반 29분 베르바토프의 패스를 이어받은 캐릭은 반대편 골포스트로 찔러 넣는 정확한 왼발 땅볼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맨유는 전반 종료 직전 다시 한 골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반 44분 나니의 코너킥을 호날두가 헤딩슛으로 마무리했다.
전반을 3-1로 앞선 맨유는 후반에도 경기 주도권을 잡으며 헐 시티의 돌풍을 가볍게 잠재우는 듯 했다. 후반 12분 수비수 비디치가 루니의 코너킥을 감각적인 발리슛으로 골을 터뜨린 것.
이후 맨유는 나니를 빼고 테베스를 교체투입해 공격력을 강화시켰지만, 망디와 할모시를 투입하며 전술의 변화를 꾀한 헐 시티의 거센 반격에 맥을 추지 못했다.
헐 시티는 후반 24분 망디가 판 데르 사르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로빙슛으로 추격골을 터트렸다. 비디치가 끝까지 따라가 걷어냈지만, 이미 볼은 골라인은 넘은 상태였다.
분위기를 탄 헐 시티는 후반 35분 추가골을 성공시키며 맨유를 무섭게 몰아쳤다. 중앙선부터 치고 들어간 망디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리오 퍼디낸드와의 일대일 맞대결에서 다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제오반니가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4-3, 한 골 차로 따라붙었다.
이에 위기를 느낀 맨유는 미드필더 안데르송을 빼고 존 오셔를 투입해 수비를 강화했고, 보아텡을 빼고 공격수 폴란을 투입하며 막판 승부수를 띄뒀던 헐 시티의 파상공세를 버텨내고 승리를 지켜냈다.
한편 리그 11라운드는 ‘빅4’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헐 시티에 진땀승을 거둔 맨유에 이어 첼시도 니콜라 아넬카의 헤트트릭을 앞세워 선더랜드를 5-0으로 대파했다. 반면 아스날과 리버풀은 하위권팀인 스토크시티와 토트넘에게 각각 1-2로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