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삼성 수비 몰고 다니며 승리 이끌어
장신 군단 KCC가 첫 승을 신고했다. 프로농구 역대 최장신 하승진(222cm)도 국내 무대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KCC는 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하승진(8득점, 7리바운드)과 추승균(11득점, 7어시스트)의 활약을 앞세워 삼성을 76-68로 눌렀다.
전날 KCC는 김승현이 부활한 지난 시즌 최하위 오리온스에 무릎을 꿇었다. ‘거인 콤비’ 하승진과 서장훈(207cm)은 14점씩을 넣었지만 빠르기에서 오리온스를 당하지 못했다. 이날 하승진은 2쿼터부터 출전했다. 35초 만에 큰 키를 이용해 삼성 테렌스 레더의 슛을 가로막은 하승진은 1분 6초 만에 덩크슛을 꽂아 넣으며 입석까지 가득 채운 5341명의 홈팬을 열광시켰다.
하승진이 투입되면서 팀 전체 스피드가 떨어지긴 했지만 KCC는 상대 수비 2, 3명이 하승진에게 달라붙는 틈을 타 활발하게 외곽을 공략했다. 그를 막던 삼성 용병 에반 브락이 4쿼터 5반칙으로 물러난 것도 성과. 하지만 하승진은 전날 자유투 2개를 놓친 것을 포함해 이날까지 자유투 6개를 모두 실패했다.
삼성은 친정 팀 KCC만 만나면 펄펄 나는 이상민이 3점슛 4개를 포함해 18점을 넣었고 레더가 양 팀 최다인 26득점, 19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부진했다.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 우승팀 동부를 84-83으로 꺾고 쾌조의 2연승을 달렸다. 전날 KTF전에서 39점을 쏟아 부었던 용병 드래프트 1순위 히카르도 포웰은 이날도 34점을 넣으며 팀의 희망으로 떠올랐고 대형 신인 강병현도 14점을 올리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전날 KCC를 누르며 파란을 일으켰던 오리온스는 연장 접전 끝에 모비스를 112-111로 누르고 역시 2연승을 달렸다. LG는 신인 기승호가 팀 최다인 19득점을 올린 데 힘입어 SK를 89-81로 꺾고 강을준 감독에게 프로 첫 승을 선물했다. SK에서 은퇴한 전희철(2군 감독)은 하프타임에 공식 은퇴식을 했다. KTF를 88-76으로 이긴 KT&G의 이상범 감독대행도 사령탑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가 열린 5개 체육관에는 3만2456명(평균 6491명)의 관중이 운집해 성황을 이뤘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1일 전적
오리온스 90-85 K C C
삼 성 75-74 S K
모 비 스 107-91 L G
전자랜드 94-83 K T 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