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재-박주영-염기훈, 허정무호 승선...곽태휘 제외

  • 입력 2008년 11월 3일 12시 21분


‘그들이 돌아왔다.’

‘거미손’ 이운재(35.수원삼성), ‘축구천재’ 박주영(23.AS모나코), ‘왼발 스페셜리스트’ 염기훈(25.울산현대)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사우디아라비아전(19일.사우디 리야드)에 출전할 25명의 태극전사 최종엔트리를 확정했다.

이번 발표된 명단에서 단연 눈에 띄는 선수는 1년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운재.

2002 한일월드컵부터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수문장으로서 입지를 다지던 이운재는 지난해 아시안컵 ‘음주파동’으로 대표팀 자격 1년 박탈의 징계를 받았다.

이후 이운재를 대신해 김용대(광주), 김영광(울산), 정성룡(포항) 등 차세대 골키퍼들이 골문을 지켰지만, 최근 한국축구의 위기를 고스란히 떠안았던 허정무 감독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해 보였다.

허 감독은 대표팀 최고참 이운재의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전달되는 심리적 안정감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허 감독은 한 때 ‘이운재 사면설’도 고려했지만, 언론과 축구팬들의 집중포하를 맞고 뜻을 접고 말았다. 그렇지만 결국 그를 불러들였다. 허정무 감독과 이운재는 2000년 아시안컵 이후 8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박주영도 2달 만에 허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 9월 프랑스리그 AS모나코로 이적했던 박주영은 첫 경기부터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환상적인 데뷔전을 치렀지만, 이후 8경기째 득점포가 침묵해 아랍에미레이트연합(이하 UAE)전 최종명단에서 제외된 이후 재승선이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대표팀 탈락에 개의치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던 박주영은 새벽에 열린 르아브르전에서 시즌 2호골을 터뜨리며 득점 감각을 끌어 올렸고, 이날 박주영을 최종엔트리에 포함시켰던 허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또 부상의 긴 공백을 깨고 그라운드로 돌아온 염기훈도 오랜만에 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 동안 대표팀 전담 프리키커로써 날카로운 슈팅을 선보였던 염기훈은 UAE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던 ‘오른발의 달인’ 김형범(전북)과 함께 좌우측면에서 멋진 크로스를 전달할 전망이다.

반면 ‘골넣는 수비수’ 곽태휘는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아쉽게 탁락했다. 곽태휘는 주말 K-리그 경기에서 무릎 쪽에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신영록 역시 허벅지 부상에서 회복되지 못해 빠졌다.

대신 김치곤(서울)과 임유환(전북)은 중앙수비수 부족을 해결할 자원으로 투입됐으며, 미드필더 하대성(대구)은 거센 중동의 모랫바람을 뚫을 특명을 받았다. 임유환과 하대성은 허정무 감독 취임 후 첫 발탁이다.

한편 대표팀은 오는 10일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소집되며, 11일 출국해 15일 새벽 카타르와 평가전을 치른 뒤 20일 오전 사우디와 최종예선 3차전을 벌인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예비명단

▲GK=이운재(35, 수원), 김영광(25, 울산), 정성룡(23, 성남)

▲DF=강민수(22, 전북), 김치곤(25, 서울), 조용형(25, 제주), 임유환(25, 전북), 김동진(26, 제니트), 이영표(31, 도르트문트), 오범석(24, 사마라), 김치우(25, 서울), 최효진(25, 포항)

▲MF=조원희(25, 수원), 이청용(20, 서울), 김정우(26, 성남), 기성용(19, 서울), 하대성(23, 대구), 박지성(27, 맨유), 김형범(24, 전북), 송정현(33, 전남)

▲FW=정성훈(29, 부산), 서동현(23, 수원), 이근호(23, 대구), 염기훈(25, 울산), 박주영(23, AS모나코)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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