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은 SK를 맡기 전까지 1군 감독으로만 OB-태평양-삼성-쌍방울-LG를 두루 섭렵했다. 프로 사령탑을 17년째 역임했다. 그러나 1000승을 올리는 동안 이제껏 단 한번도 재계약에 성공한 적은 없었다.
김 감독은 OB와 5년 장기 계약을 했지만 만료 후 팀을 떠났고, 태평양에선 유명한 ‘임호균 각서파동’이 빌미가 돼 재계약에 실패했다. 스타군단 삼성은 김 감독 스타일과 체질적으로 맞지 않았다. 쌍방울은 팀의 재정난에 프런트와의 알력까지 겹쳐 약 3년 반만에 중도 사퇴했다. LG에선 한국시리즈 진출을 해내고도 경질됐다. 그러나 SK로 와선 시즌 중 ‘3년 임기+최고 대우’를 보장받은 만큼 김 감독은 생애 첫 재계약을 11월 안에 이룰 것이 확실시된다.
이외에 현재 66세인 김 감독은 해가 쌓일수록 역대 최고령 사령탑 기록을 갈아치운다. 3년 재계약을 무사히 종료한다고 가정하면 한국 나이로 프로야구 사상 첫 70세 감독 출현이 된다.
또 하나, 김광현이 정규시즌 MVP를 수상하게 된다면 감독 인생 첫 MVP 제자를 배출하기에 김 감독 나름의 ‘트리플 크라운’ 도전이 되는 11월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