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 쿵(대만)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국내 유일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지난달 31일 1라운드 경기 도중 18번홀에서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1번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대기 중이던 카트에 올라탔다가 2명이 실격을 당하고, 2명의 선수는 2벌타를 받는 어이없는 실수가 벌어졌다. 하지만 그때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석연치 않은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 ‘왜 그 장소에 카트가 대기하고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위원회가 6곳에서 카트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도록 공지했다. 18번홀에서 1번홀로 이동하는 것은 공지 내용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번홀 그린에서 카트가 대기 중이었던 이유에 대해선 그 누구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단지 골프장측에서 “전날 열린 프로암 경기에서 그렇게 진행했기 때문에 진행요원들이 착각했던 것 같다”고 해명할 뿐이다.
한 선수의 아버지는 “대회 진행상 선수들이 카트에 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코스 내 4개 홀에서 카트를 타고 이동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선수들은 그린 앞에서 대기 중이던 카트에 의심하지 않고 올라탔고, 진행요원 역시 ‘얼른 타라’고 말했다. 억울함도 있지만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책임은 선수에게 있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선 변명하지 않겠다”고 아쉬워했다.
둘째, 카트를 타고 이동한 선수가 4명 뿐 이었다?
2명의 실격자와 벌타를 부과 받은 2명의 선수 모두 한국선수들이다. 지은희와 김주미는 카트에 탔다가 벌타를 받지 않고 스코어카드를 접수해 실격을 당했고, 안젤라 박과 오지영은 2벌타를 받았다.
경기가 계속된 2일에도 카트 실수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뜨거웠다. 지은희와 김주미 선수 앞 조에서 플레이 했던 외국 선수들도 카트를 이용했다는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위원회는 더 이상 조사하지 않았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은희와 김주미의 경우 다른 선수가 카트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을 보고 경기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나머지 외국 선수들에 대해선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오지영, 안젤라 박과 스웨덴의 카린 코크도 카트를 탔지만 오지영과 안젤라 박은 카트가 2m 움직였다고 2벌타를 줬다.
반면 카린 코크는 카트에 탔다가 움직이기 전에 내려서 제외했다는데 누구도 본 사람은 없다. 게다가 오지영 안젤라 박은 스스로 경기위원에게 물어본 뒤 벌타를 받았다. 의혹의 눈으로 보면 LPGA에서 한국선수들에게만 차별적인 처벌을 한 것으로 해석되기 좋은 상황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