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완전히 무너진 상태
타격 리듬이 완전히 깨졌다. 1차전부터 세이부 투수진의 집요한 몸쪽 공략에 말려들어 ‘몸쪽을 쳐야 한다’는 강박의식에 사로잡힌 듯하다. 3연타석 삼진이나 높은 코스 유인구에 방망이가 마구잡이로 나가는 등 선구안마저 완전히 사라졌다. 지금 상태론 커브,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무슨 구종이 들어와도 못 친다.
내 생각엔 지금 5번을 치고 있는 이승엽의 타순을 내리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할 시점이다. 같은 좌타자인 아베는 4차전에서 안타를 쳤다. 선발 제외도 배제할 수 없는데 이 경우엔 오가사와라가 1루로 이동하고, 3루엔 다른 내야수를 쓸 수 있다.
세이부 투수 기시가 10개의 삼진을 잡는 등 공이 좋기도 했지만 ‘뭐라도 치겠다’는 조급증이 더 문제다. 여유가 없다. 이승엽의 근본적 문제는 멘털이다.
○5차전 이후는 공중전
4차전 도중 요미우리 선발 그레이싱어-세이부 나카지마 사이에 4회 사구를 놓고 집단 몸싸움이 벌어질 뻔했다. 나카지마는 상대가 외국인이다보니 의도적으로 자극하기 위해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겠지만 이번 시리즈는 유난히 사구가 많다. 양 팀의 홈런 생산이 워낙 많아서이기도 하다.
5차전 이후 전망도 홈런 대결에서 가려지리란 예상이다. 그러나 시리즈의 흐름을 보면 세이부가 더 강하다. 특히 6-7차전은 다시 도쿄돔으로 이동하는데 홈런친화적 구장인지라 세이부가 원정이어도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 선발 가용 자원으로 미뤄볼 때 요미우리에 5차전이 더 절박하다. 세이부는 5차전 선발로 베테랑 니시구치를 내고 제1선발 와쿠이를 6차전으로 돌려 7차전까지 대비할 수도 있다.
세이부돔(사이타마현)|김일융 일본 통신원
정리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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