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2008-2009 그랑프리 시리즈 ‘컵 오브 차이나’ 최고의 스타다. 빼어난 기량과 우아한 표현력, 깜찍한 외모가 조화를 이룬 덕분. 영문 이름을 ‘Yuna Kim’으로 적는 까닭에 외국에서 ‘유나’로 불리는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이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뜻밖의 질문을 받았다.
한 일본 기자가 영어로 질문한 내용은 “캐나다에서 전지훈련하면서 영어가 얼마나 늘었냐”는 것. 평소 외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창한 영어실력을 자랑해온 김연아가 이날 안도 미키와 달리 통역을 대동하자 이상하다고 느낀 듯 했다. 잠시 당황한 김연아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를 비롯한 영어권 스태프들과 의사소통하면서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역 과정에서 혼선이 생기자 이번엔 캐나다에서 온 한 기자가 요청했다. “그냥 영어로 한 번 말해봐라. 듣고 싶다.” 김연아도 웃고, 자리에 모인 이들도 웃었다. 쑥스러운 미소를 지은 김연아는 좀 전의 답변 내용을 그대로 직접 영어로 옮겼다.
베이징=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