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불과 며칠 만에 이런 희망은 산산이 깨졌다. 허벅지가 아프다는 이유로 지난 주말 LG, 동부 경기에 결장했다. 김승현의 공백 속에 오리온스는 3연승 후 2연패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김승현이 프로 데뷔 후 8차례 시즌 가운데 54경기를 모두 뛴 것은 신인 때인 2001∼2002시즌이 유일하다. 당시 김승현과 힉스가 가세한 동양은 처음으로 정상에 섰다.
하지만 그 후 크고 작은 부상에 허덕인 김승현은 지난 시즌 허리 디스크로 21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는 재활에만 매달리며 ‘개근’을 노렸지만 부상의 어두운 그림자는 비켜가지 않았다. 김승현의 빈자리를 바라보는 오리온스 김상식(40) 감독의 속은 쓰리기만 하다.
김 감독 역시 현역 시절 신통치 않은 허리 때문에 애를 먹으며 용하다는 갖가지 치료 방법을 써 봤다. 대학 때부터 10년 넘게 허리 디스크로 고생하면서도 35세까지 ‘이동 미사일’이라는 별명 속에 코트를 지켰다. 걸핏하면 허리 근육이 뭉쳤고 멀쩡하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찾아들어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기도 했다.
김승현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김 감독은 개인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재활을 위해서라면 단체 생활에서의 열외도 흔쾌히 허용했다. 김승현이 지난여름 서울 강남에서 골프 연습을 시작했을 때에는 “허리에 안 좋으니 선수 때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제 허리 전문가가 다 됐다는 김감독과 김승현이 실망하기는 아직 이르다. 정규시즌은 49경기나 남아 있다. 12일 KTF전부터 복귀한다는 김승현이 남은 경기라도 모두 뛴다면 오리온스는 지난 시즌 최하위의 수모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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