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 한쪽은 거짓말’ 삼성인가 KBO인가

  • 입력 2008년 11월 17일 02시 50분


“장원삼 트레이드 사전 문의” vs “그런 적 없다” 공방

히어로즈 왼손 투수 장원삼(사진)의 30억 원 트레이드 파문이 진실 게임 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사전 문의를 거쳐 장원삼을 영입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KBO는 “트레이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맞서고 있다.

나머지 6개 구단은 “히어로즈가 2월 창단할 때 이사회에서 5년간 현금 트레이드를 하지 않기로 구두 합의한 사항을 KBO가 나 몰라라 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KBO 하일성 사무총장은 16일 “장원삼의 현금 트레이드는 히어로즈와 삼성 구단만 알고 있었다”고 다시 한 번 해명했다. 그는 “17일 오전 신상우 총재가 참석하는 회의에서 해법을 찾을 것”이라며 “현금 트레이드 승인 여부는 총재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삼성 김재하 단장은 “장원삼의 현금 트레이드와 관련해 사전에 KBO에 문의했고 규약대로 현금 트레이드를 진행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일부 구단의 반발에 대해서도 “현금 트레이드 금지를 문서로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나머지 구단 관계자들은 “구단 간의 상도의가 땅에 떨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한 구단 단장은 “2월 이사회에서 구두 합의했기 때문에 우리는 히어로즈 선수 영입을 추진하지 않았다”며 “서로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이사회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만약 KBO가 삼성의 현금 트레이드를 인정하면 이제 히어로즈의 주요 선수를 영입하려는 돈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신 총재가 삼성에 선물(장원삼 현금 트레이드 허용)을 준다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결국 KBO의 주먹구구식 행정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히어로즈가 창단할 때 트레이드 불가 규정을 명문화하지 않아 구단 간의 갈등을 심화시켰기 때문이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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