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에서 포스트에 약점이 있는 팀은 높이가 좋은 팀을 상대할 때 다양한 수비 전술을 준비한다.
상대의 득점을 최소화시켜 승부를 건다. 지역 방어와 도움 수비, 올코트 프레싱 등 다양한 수비전술이 동원된다. 16일 벌어진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안양 KT&G와 울산 모비스가 높이의 팀을 잡는 방법을 제대로 보여줬다.
KT&G는 홈구장인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오리온스와 만났다. 주전 중 200cm가 넘는 선수가 한명도 없는 KT&G는 크리스 다니엘스(206.7cm), 가넷 톰슨(205cm), 이동준(198cm)을 앞세운 오리온스에 대비해 극단적인 전술을 썼다.
김승현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않은 오리온스의 포인트 가드 수비를 포기했다. 이상범 감독대행은 “오리온스 포인트 가드가 30점을 넣어도 좋으니 골밑 득점과 오용준 김병철의 외곽포만 잡기로 했다”고 말했다.
결과는 적중했다. 오리온스 포인트 가드 김영수(15점)의 외곽포가 불을 뿜었지만 KT&G는 톰슨(9점)과 다니엘스(21점)의 득점 합계를 30점으로 묶으며 87-81로 승리했다.
울산 모비스도 극단적인 높이의 KCC 발목을 잡는데 성공했다. KCC는 하승진(221cm), 서장훈(207cm), 브라이언 하퍼(203.4cm), 마이카 브랜드(207cm)로 국내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팀이다. 반면 모비스는 200cm 이상의 선수는 함지훈(200cm) 1명뿐이다.
모비스가 사용한 전술은 지역방어와 파울 작전. 하승진(6점)이 안 나오면 지역방어와 개인방어를 번갈아 실시했다. 하승진이 코트로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파울을 범해 자유투를 줘도 좋다는 식의 전략으로 나섰다. 경기에 잘 출전하지 않는 센터 서진을 내세워 하승진의 공격을 대부분 파울로 끊었다.
결국 모비스는 서장훈(12점)의 정규경기 통산 1만득점 달성을 막아내며 90-84로 KCC를 누르고 5승3패로 KCC와 공동 2위가 됐다. 서장훈은 1만득점 달성에 2점을 남겼다.
한편 부산에서는 LG가 KTF에 86-83로 승리하며 4승3패로 공동 4위로 뛰어 올랐다. 인천에서는 삼성이 91-68로 전자랜드를 대파하며 4승4패로 승률 5할에 복귀했다.
안양|최용석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