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경 ‘슈퍼모델 샷’ 제주도까지 품다

  • 입력 2008년 11월 17일 08시 31분


KLPGA 세인트포 레이디스 최종라운드

‘미녀골퍼’서희경(22·하이트)이 시즌 5승째를 따내며 내년 한국여자골프의 ‘지존’을 예약했다.

서희경은 16일 제주 세인트포골프리조트(파72·6331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겸 유럽여자골프(LET) 세인트포 레이디스 마스터즈(총상금 30만 달러)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7개를 뽑아내는 신들린 샷으로 6언더파 66타를 쳐,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안선주(21·하이마트)를 누르고 시즌 다섯 번째 우승컵을 따냈다.

이틀 연속 선두를 달린 안선주에 1타 뒤진 단독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서희경은 4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하면서 3타차로 벌어져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7번홀(파3)에서 첫 버디를 기록한 뒤 후반 들어 물오른 샷을 뿜어내며 선두 추격에 나섰다. 10번홀(파5)과 11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뽑아내며 2타차로 간격을 좁힌 뒤 4개홀을 남겨두고 신들린 듯한 아이언 샷과 퍼트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서희경은 15번홀(파5) 버디에 이어 16번홀(파3)에서 핀 왼쪽 8m 거리의 버디 퍼트를 그대로 홀에 떨어뜨리면서 동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승부의 추는 17번홀(파4)에서 기울었다. 307m 파4 홀에서 티샷이 그린 앞에 멈추는 안선주의 장타에 맞서 서희경은 두 번째 샷으로 핀 1m에 붙이는 완벽한 어프로치 샷으로 버디를 만들어내 안선주를 1타차로 밀어냈다.

기세가 오른 서희경은 18번홀(파4)에서도 142m 남은 거리에서 두 번째 샷을 핀 4m 지점에 붙인 뒤 챔피언 퍼트를 버디로 연결시켜 2타차의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후반기 첫 대회인 하이원컵채리티오픈을 시작으로 KB국민은행 스타투어 3차대회, 빈하이레이디스오픈까지 3주 연속 우승을 따냈던 서희경은 가비아인터불고마스터즈 우승에 이어 후반기에만 5승을 따내며 내년 시즌 신지애(20·하이마트)가 빠진 국내 여자골프의 새로운 지존을 예고했다.

유럽여자골프 출전권까지 확보하게 된 서희경은 에비앙 마스터즈, 두바이 여자오픈 등에 출전할 수 있어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우승상금 6000만원을 추가한 서희경은 5억2346만여 원으로 사실상 상금랭킹 2위를 굳혔다.

시즌 두 번째 우승을 노린 안선주는 막판 서희경의 맹추격에 흔들리면서 다 잡았던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9번홀까지 3타차 앞서나갔지만 후반 들어 단 1개의 버디도 잡아내지 못하면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사흘 내내 54홀 플레이 동안 단 1개의 보기도 기록하지 않는 완벽한 플레이를 선보였지만 우승컵을 내주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신인왕 경쟁이 치열한 유소연(18·하이마트)과 최혜용(18·LIG)은 나란히 공동 3위를 기록하면서 마지막 남은 ADT챔피언십에서 결판을 내게 됐다. 현재까지 최혜용이 1526점으로 유소연(1439점)에 87점 앞서 최혜용은 마지막 대회에서 유소연이 우승하더라도 최소 3위 이내에 들면 신인왕을 차지하게 된다.

나다예(21)는 9언더파 207타로 공동 3위에 올랐고, 초청 선두로 출전한 아마추어 장하나(16)와 오채아(19·하이마트), 김보경(22·던롭스릭슨)은 7언더파 209타로 공동 6위로 경기를 마쳤다.

유럽선수 중에선 베로니카 조르지(이탈리아)가 4언더파 212타로 공동 15위에 올라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유럽여자골프 상금랭킹 1위 글래디스 노세라(프랑스)는 유럽여자골프 2승을 거둔 양희영(19·삼성전자)과 함께 1언더파 215타로 공동 28위에 그쳤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사진제공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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