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타임 첫해를 맞이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팀 린스컴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에이스 브랜든 웹을 제치고 예상 밖의 내셔널리그 사이영 상을 수상한 것만 제외한다면 신인왕, 감독상 그리고 골드 글러브까지 모두 받을만한 선수들이 받았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이제 모든 메이저리그 팬들의 관심은 두 거포가 맞붙는 내셔널리그 MVP로 쏠리고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어서 관심은 여느 해보다 뜨겁다.
현재 내셔널리그 MVP 후보로 점쳐지고 있는 선수는 2008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 팀인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거포 라이언 하워드와 세인트루이스의 만능타자 앨버트 푸홀스. 두 선수를 비교하자면 종합적인 성적은 푸홀스가 단연 앞선다. 3할 5푼 7리의 타율을 기록, 내셔널리그 타격 2위에 오름과 동시에 37개의 홈런과 116타점을 기록해 두 부문 모두 리그 4위에 올랐을 정도로 고른 기량을 과시했다.
이에 비해 라이언 하워드는 48개의 홈런과 146타점을 기록해 두 부문 리그 1위를 차지했다. 그렇지만 2할 5푼 1리의 형편없는 타율을 기록해 비율 스탯 측면에서는 평균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렇듯 종합적인 성적만 놓고 하워드가 푸홀스를 제치고 MVP를 수상하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하워드가 유력한 MVP 후보가 된 것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하워드의 소속팀인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반면, 푸홀스가 속해 있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지구 2위에 그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MVP를 선정하는 기자단 투표는 정규시즌이 끝난 직후 실시되기 때문에 필라델피아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것은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메이저리그 MVP는 전통적으로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은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경향이 짙어 하워드가 쳐지는 성적을 기록 했음에도 푸홀스를 제치고 MVP를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한 MVP는 비율 스탯과 누적 스탯이 모두 뛰어난 선수에게 수여 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하워드가 기록한 내셔널리그 홈런, 타점왕 이란 타이틀이 주는 무게감은 1할 가까이 차이 나는 두 선수의 타율의 차이를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내셔널리그에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의 선수가 MVP 수상을 한 것은 지난 2006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앨버트 푸홀스와 진출하지 못한 라이언 하워드가 2008 시즌과는 정반대의 입장으로 대결을 펼쳐 하워드가 41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수상한 적이 있었다.
정반대의 조건에서 2년 만에 각자의 2번째 MVP를 놓고 2번째 대결을 펼치게 된 앨버트 푸홀스와 라이언 하워드. 내셔널리그 MVP의 주인공은 한국시간으로 18일 새벽에 발표된다.
조성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