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비용절감+국내파 실력 향상
강원 FC는 창단 팀인 만큼 재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모기업의 후원을 받는 팀이 아니기 때문에 재정에 관한 한 자유롭기 힘들다. 최 감독도 “형편에 맞는 적절한 선수 구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최 감독은 용병 스카우트 포기를 천명하면서 “안정된 전력이 구축될 때까지”라고 전제를 달았다. 외국인 선수가 공격 포인트 각 부문을 잠식한 현실에서 용병을 뽑지 않고 ‘안정된 전력’을 구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올 시즌만 해도 정규리그 기준, 득점 순위 10걸에 토종 선수는 이근호, 장남석(이상 대구), 서동현(수원) 등 3명 뿐이다. K리그 공격 판도를 용병이 주도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 감독이 믿는 구석은 따로 있다. 내셔널리그 및 대학팀과 연습 경기를 통해 살핀 선수들이 대거 신인 드래프트에 지원했기 때문. 최 감독은 “강원 FC는 창단 팀이라 모든 게 백지상태에서 출발한다. 우선 지명할 14명은 물론 번외 지명 선수들까지 모두 결정해뒀다”며 국내파, 특히 영건들의 중용을 시사했다. 결국, 비용 절감과 국내파 실력 향상이라는 일거양득 효과를 꾀한다는 의미이다.
○축구인, 찬반 양분
현장에서는 어떤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을까. 다수가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꼬집는 가운데 일부 축구인들은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존 프로구단 코칭스태프는 대부분 “최순호 감독이 현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포항을 이끈 바 있는 최 감독은 내셔널리그에서도 탄탄한 재력을 확보한 미포조선에 있었기 때문에 선수 스카우트를 원하는 만큼 꾸준히 하면서 재임 기간 3년 중 2차례 우승을 일궈낼 수 있었다는 게 기존 구단의 평가다.
물론 모두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용병 대신 국내 선수들을 주축으로 기용하는 강원 FC가 토종의 실력을 살피는 가늠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더욱이 심심찮게 불거져 나오는 ‘용병 비리’에서도 한 걸음 물러설 수 있다.
한 축구인은 “용병 포기는 재미있는 발상이다. 한시적이긴 해도 한국 선수의 진짜 실력을 체크할 수 있고, 창단 팀이 쉽게 유혹받을 수 있는 ‘비리’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