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싱가포르 축구 역사 바꿨다

  • 입력 2008년 11월 19일 02시 59분


한인팀 ‘슈퍼레즈’ 1부리그 2위… 외인팀 사상 최고 순위

“내년에는 꼭 우승할 겁니다.”

올 시즌 싱가포르 프로축구 1부 리그인 슈퍼리그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한인 팀 슈퍼 레즈가 17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탬파인스 로버스에 3-1 승리를 거두며 전체 12개 팀 중 리그 2위로 시즌을 마쳤다. 24승 3무 6패(승점 75)로 싱가포르 군 팀인 SAFFC(24승 5무 4패·승점 77)에 승점 2점 차로 뒤졌다.

현지 언론인 ‘채널 뉴스아시아’는 “외국 팀들도 참가하는 다국적 리그인 슈퍼리그에서 외국 팀이 5위 이상 오른 적이 없었다”며 “올 시즌 슈퍼 레즈가 싱가포르 프로축구의 새 역사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올해 12년째인 슈퍼리그는 싱가포르 현지 9개 팀과 외국 3개 팀 등 12개 팀이 참가하고 있다.

한국인으로만 구성된 슈퍼 레즈는 지난해 처음 슈퍼리그에 참가했는데 12개 팀 중 꼴찌를 해 싱가포르 한인 사회에서도 조롱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현지 반도체장비 회사의 한국인 사장 찰리윤 씨가 구단을 인수한 뒤 팀을 재정비해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팀의 새 사령탑을 맡은 전경준(35) 감독은 1993년부터 2005년까지 포항 스틸러스, 부천 SK(현 제주 유나이티드), 전북 현대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287경기에서 28골을 기록한 경력이 있다. 슈퍼리그는 국내 K리그와 내셔널리그 중간 정도의 수준. 하지만 선수 연봉은 내셔널리그보다 훨씬 높은 6000만∼9000만 원 정도여서 K리그에 입성하지 못한 국내 축구 선수들에겐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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