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종격투기, 학교로 가다

  • 입력 2008년 11월 20일 02시 47분


공식클럽 운영 윈체스터고

동양계 학생 노력에 허락

5월 국내에서 개봉됐던 미국 영화 ‘겟 썸’은 미국 고교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종격투기 대결을 소재로 다뤘다.

영화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싶었는데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 실제로 이종격투기 운동부가 생겨 화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19일 보스턴 인근 윈체스터고등학교에서 학교의 허가를 받고 운영 중인 이종격투기 클럽을 소개했다.

이 클럽은 곽인구라는 3학년 학생의 노력 덕분에 시작됐다. 한편으로는 미국에서 이종격투기의 인기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 1990년대 초만 해도 이종격투기는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불법이었지만 지금은 합법이며 이종격투기 시청률은 프로복싱의 시청률을 최근 넘어섰다.

8세 때부터 무술에 입문한 곽 군은 고교 입학 직후부터 학교 측에 이종격투기 클럽을 허용해 달라고 설득해 2년 만에 허가를 받아냈다. 곽 군은 동양계 미국인이지만 한국계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레슬링부 훈련장을 이용하고 있는 이 클럽의 부원은 처음 5명으로 시작해 20여 명으로 늘었다. 최근엔 브라질 가라데 챔피언 출신의 종합 무술인 마르셀루 시쿠에이라 씨가 초빙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다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동안 그런 일은 없었다. 서로 직접 치고 받는 것은 엄격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쿠에이라 씨는 “이종격투기가 폭력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학생들은 안전하도록 고안된 형태의 격투기를 통해 잠재된 폭력 성향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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