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라면 정말 ‘12척의 배’만 이끌고 전장에 나가게 생겼다. 2009년 3월 제2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가 다가오고 있는데도 KBO의 지원은 올스톱된 상태다.
당초 19일 이사회에선 각 팀 감독들의 WBC 코치 승선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장원삼 사태에 파묻혀 변변한 언급조차 없었다. 신 총재가 “협조해 달라” 한마디 달랑 한 게 전부였다. 그러나 사태를 파국 일보직전까지 몰고 간 총재의 말이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구단 사장들 앞에서 제대로 먹힐리 만무했다.
이런 현실을 WBC 감독으로 ‘추대’된 한화 김인식 감독에게 전하자 “엄청 곤란하게 됐다”란 짤막한 답변만이 돌아왔다. 후덕한 인품의 김 감독은 KBO에 대해 일절 모진 언급을 가하지 않았으나 “하와이 캠프부터 미리미리 준비해야 되는데…”라고 말을 흐렸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장원삼 건이 해결돼야 WBC 대회 준비에 착수할 것 같다. 기다릴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했다. “며칠 늦어지는 것은 괜찮다”고 했으나 답답함이 역력했다. 일본과 대만이 한국을 향해 복수의 칼을 갈고 있지만 정작 한국은 평지풍파로 야구계가 분열된 꼴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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