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트레이드는 무책임한 것으로 질타를 받았고 그 파장의 후유증은 아직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오랫 동안 남아있습니다. 물론 플로리다가 2003년 뉴욕 양키스를 꺾고 다시 한번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플로리다 팬들에겐 1997년 트레이드가 아직도 앙금으로 가슴속에 자리잡고 있는 모양입니다.
핸리 라미레스, 댄 어글라 등 재능있는 젊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관중수는 내셔널리그에서 3년연속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고, 자기 구장도 없이 NFL(북미풋볼리그) 마이애미 돌핀스의 구장에 세를 들어 겨우겨우 게임만 소화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10년전에 어느 한 구단주의 실수를 아직도 팬들은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런 상처를 반영이라도 하듯 지역 정치인들은 새로운 구장설립을 계속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역인구가 500만명이 넘고, 이미 새로운 구장을 설립한 신시내티와 피츠버그의 인구를 합쳐도 마이애미 메트로지역 인구보다 적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얼마 만큼 상처가 컸는지를 짐작할 수 있겠죠.
이런 관점에서 최근 한국에서 논란이 된 히어로즈와 삼성의 ‘장원삼 현금트레이드’는 그 승인여부에 상관없이 야구팬들의 기억속에 아주 오랫 동안 남아있으리라 봅니다. 물론 리그와 리그간 선수들이 움직이면서 큰 액수의 현금이 오고가는 케이스가 있지만 같은 리그에서 선수를 덤핑(?) 형태로 움직이는 것은 어떤 핑계를 댄다고 하더라도 팬들을 속이지 못할 것입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비슷한 덤핑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가 있습니다. 100만 달러 이상의 금액으로 선수를 현금트레이드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뿐더러 모든 현금트레이드는 사무국의 승인이 나고서야 완료됩니다. 이런 안전장치가 없다면 아마 많은 젊은 선수들은 모두 다 뉴욕 양키스 소속이 됐을 것이고 아예 선수들을 판매하는 장사꾼(?) 구단주들도 생겼을지 모릅니다.
미국 프로스포츠가 오랫 동안 팬들의 사랑을 받는 비결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팬들의 신뢰를 보호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이벤트도 좋지만 가장 좋은 스포츠 마케팅은 팬들을 배려하는 구단의 모습과 책임있는 행보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포츠동아 Special Contributer
OB 베어스 원년 어린이 회원으로 어릴 적부터 야구에 미쳤다.뉴욕 메츠 직원을거쳐 김병현과 서재응의 미디어 에이전트코디네이터로그들과 영욕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