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경기가 열린 20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파드 스타디움.
한 한국 대표팀 관계자는 “2005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독일 월드컵 예선 때 우리 대표팀이 0-2로 졌는데도 취재진과 대표팀이 탄 버스에 관중이 돌을 던졌다. 오늘 이긴다면 상상도 하기 싫다”고 말했다.
6만5000석의 경기장에는 경기가 시작되면서 6만 명이 자리를 잡았다. 한국 교민과 붉은악마 응원단은 700여 명.
초록색 국기와 흰색 옷을 입은 현지 관중으로 뒤덮인 경기장은 확성기를 이용한 이들의 응원으로 옆 사람과 제대로 대화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한국 대표팀이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은 야유를 보냈다.
특히 경기 시작 전 애국가가 울리자 야유를 보냈고 물병 등을 그라운드 쪽으로 던졌다. 한국 취재진 중 한 명은 스탠드 복도를 지나가다 물병에 머리를 맞기까지 했다.
골키퍼 이운재는 경기 뒤 “경기 중 관중석에서 레이저 불빛을 비춰 심판에게 항의까지 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경기가 끝난 뒤 한국 대표팀과 700여 명의 교민 등 한국 응원단은 씁쓸한 기억을 갖고 경기장을 떠났다.
리야드=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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