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융 스포츠동아 일본 통신원과 11월16일 아시아시리즈 결승전을 앞두고 도쿄돔에서 만났다.
김 통신원은 SK의 결승행 실패로 한국 프로야구 최정상 팀의 게임을 못 보게 돼 아쉬워했다. 대신 그날 오후와 저녁, 두 차례에 걸쳐 나눈 대화를 통해 김 통신원은 한일야구의 교류와 미래에 대해 역설했다. 한국야구를 위한 응원가로 들렸다.
○LG와 일본야구의 차이에 대해
투수 인스트럭터로 초빙돼 올 초 오키나와 LG 캠프에 갔다. 짧은 기간이라 단정할 순 없지만 왼손투수 47번(봉중근)이 돋보였다.(김 통신원은 2008년 한국 프로야구 성적을 전혀 모른다) 그러나 일본야구에 비해 훈련량이나 선수들의 정신 자세가 부족하단 인상이었다. 일본은 캠프에서 2800-3000구를 던지기도 한다. 부상자가 나오면 할 수 없다고 여긴다. 부상에 강한 선수만 쓰겠다는 원칙이 서 있다. 이 과정을 거쳐 투구폼과 밸런스를 잡고 컨트롤이 생긴다.
그러나 한국은 한계투구수 100구에 얽매여 있다. 5회까지 볼넷 남발하고 100구 던지면 선발 임무를 완수한 것인가?
○이승엽-임창용에 대해
이승엽은 내년에도 이러면 요미우리가 거취를 고민할 수 있다. 니오카도 트레이드되는 게 프로다. 한국 TV 중계료도 이승엽이 잘 해야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 저마다 몸쪽 약점을 지적하니 이승엽의 스트레스가 더 극심해졌다. 모든 볼이 몸쪽으로 들어오는 듯한 착각마저 일으키고 선구안이 무너졌다. 또 괜찮다고 했지만 손 통증은 악영향을 끼쳤다.
임창용은 마무리로 출발을 하겠지만 일본에서 분석이 들어갈 것이다. 첫째 부상 방지인데 이를 위해 연습이 많아야 하고, 둘째 인사이드 컨트롤, 셋째 떨어지는 구질이 필요하다.
○한국 선수의 일본행에 대해
예전부터 생각했는데 2군 리그끼리 한일교류가 될 수는 없을까. 용병에 관해 한국은 일본 쿼터, 일본은 한국 쿼터를 따로 두는 구상도 있다. 반일정서를 앞세워 싫다고만 하지 말고 일본의 강점을 한국이 흡수해야 대등해질 수 있지 않겠는가. 한국 선수의 일본진출은 현실적으로 강속구 투수 아니면 힘들다. 야수의 경우 김동주, 이진영 정도는 일본에 많다. 선동열이 시행착오를 겪었듯 ‘내가 한국의 최고스타’란 자세로 오면 무조건 실패다.
○한일 야구 교류에 대해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불펜이 따로 없어서 놀랐다. 지금은 있나? 불펜이 있고 없고는 준비하는 의미가 다른 거다. 일본의 구장 인프라나 부상 방지 트레이닝, 선수연금 등을 배워야 한다. 아시아시리즈는 스폰서도 없어졌고 인기가 계속 줄고 있다. 요미우리가 못 올라온 것도 타격이다. 없어질지도 모른다. 이 대회가 절실한 쪽은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나 대만, 중국이다. 그러면 한국과 대만도 ‘우리가 어떻게 도와주면 대회가 존속 되겠는가’를 고민해봐야 된다.
정리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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