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우 총재, ‘장원삼 트레이드’ 승인 불가…임기 전 퇴임 선언 (종합)

  • 입력 2008년 11월 21일 10시 00분


한국 프로야구를 파국 양상까지 몰고 갔던 장원삼(26) 트레이드 파문이 일단락됐다.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21일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4일 삼성 라이온즈가 히어로즈 에이스 장원삼을 데려오는 대신 현금 30억원과 투수 박성훈을 주는 트레이드는 승인할 수 없다고 최종 결정했다.

신 총재는 “히어로즈 창단 당시 ‘5년간 구단 매각 금지 및 현금 트레이드 사전 승인’을 준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이는 신의를 저버린 행동이기에 트레이드를 거부했다”며 승인 불가 배경을 설명했다.

신 총재는 이어 “FA를 제외하고 일반 우수선수를 돈으로 매수하는 행위는 야구 균형발전에 위배된다. 삼성이 돈으로 선수를 사려했다는 것을 사전에 알았다면 강력하게 반대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승인 결정을 계속 미룬 것에 대해서는 “결코 직무유기나 책임회피를 한 것은 아니었다. 중대한 사안이었던 만큼 심사숙고했을 뿐이다. 그리고 승인 결정을 보류해달라는 사장단 간사의 요청도 있었다”고 대답했다.

고심을 거듭했던 신 총재의 트레이드 불가 선언에 따라, 스토브리그 최대 논란이 됐던 삼성-히어로즈의 현금 트레이드는 결국 불발됐으며, 장원삼은 원 소속팀으로 돌아가게 됐다.

삼성과 히어로즈는 신 총재의 승인 불가 방침 소식을 접한 뒤 곧바로 “KBO의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한다”며 “앞으로 한국 프로야구 발전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편 신 총재는 임기 전 퇴임도 선언했다. 이날 신 총재는 장원삼 트레이드 불가를 선언한 뒤 2009년 3월까지 임기를 채우지 않은 채 총재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신 총재는 “이번 트레이드 파문과는 별도로 퇴임 날짜를 정하고 있다. 올림픽과 한국 시리즈가 종료된 뒤 사퇴하려 했지만, 임기 중 마지막 행사인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치러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위의 만류로 일단 보류해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확실히 물러날 때를 정하지 못했지만 차기 총재는 분명 나보다 유능한 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한국 야구에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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