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와 김 감독은 최근 WBC 대표팀 코칭스태프 구성 기준에 합의했다. 프로야구 현역 감독들은 배제한 채 현역 코치들과 전직 감독들로만 코칭스태프를 꾸리기로 했다. KBO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24일 “김인식 감독과 KBO가 이르면 25일 코칭스태프 최종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인식 감독은 당초 5일 KBO 기술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제2회 WBC 대표팀 사령탑으로 추대된 뒤 ‘LG 김재박 감독, KIA 조범현 감독,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을 코치로 기용할 테니 허락을 얻어달라’고 KBO에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감독들이 모두 팀 형편과 개인 사정을 이유로 합류를 거부하면서 1차로 차질을 빚은데 이어 삼성과 히어로즈 사이에 단행된 ‘장원삼 30억원 현금 트레이드’ 승인 여부를 놓고 KBO의 기능이 올스톱되면서 대표팀 코칭스태프 구성은 표류에 표류를 거듭해왔다.
반면 일본은 이달 12일 요미우리 하라 다쓰노리 감독을 사령탑으로 한 코칭스태프와 더불어 대표선수 예비명단까지 발표하면서 ‘사무라이 재팬’의 공식 출범을 알렸고, 대만은 이보다 일주일 가량 앞선 4일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 감독인 예즈시엔을 사령탑,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예선 당시 감독인 궈타이위엔을 투수코치로 한 대표팀을 발표했다.
아시아의 경쟁국들이 내년 3월 예선과 본선에 대비, 속속 WBC 체제를 갖추고 발 빠르게 상대국 동태 파악에까지 열을 올리는 동안 한국은 사령탑과 코칭스태프 선임단계에서부터 제동이 걸려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획득으로 한껏 고조된 자부심과 국제적 위상에 일대 타격을 입는 우를 범해왔다.
다행히 21일 ‘장원삼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KBO와 김인식 감독 사이의 물밑 조율에도 탄력이 붙었고, 결국 현역 감독 배제라는 합의에 도달했다. WBC 대표팀 코칭스태프에는 앞서 알려진 대로 김성한 전 KIA 감독, 이순철 전 LG 감독, 류중일 삼성 코치 등이 합류할 전망이다. 코칭스태프 구성이 완료됨에 따라 추후 관심은 대표선수 선발로 쏠리는데 이미 각 구단이 단장모임과 이사회(사장단모임)를 통해 100% 협조를 약속, 큰 걸림돌은 없는 상태다. 대표선수 선발은 코칭스태프 협의를 거쳐 12월 중순까지는 완료될 예정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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