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훈련을 끝내고 이제 긴 휴식기에 들어간 LG가 올 겨울 ‘메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새로 영입한 프리에이전트(FA) 이진영과 정성훈, 삼성에서 방출된 뒤 다시 둥지를 튼 노장 박종호, 군에서 복귀한 제대병 박병호 등 ‘신 4총사’가 메기 역할을 해 주길 바라고 있다.
2년 만에 다시 꼴찌로 추락한 LG에게 2009시즌은 ‘승부의 해’다. 특히 재계약이 걸려있는 김재박 감독으로선 더 그렇다. LG가 스토브리그에서 공격적인 투자로 이진영과 정성훈을 데려온 것도 그래서다.
김 감독은 이진영을 이미 주전 우익수로 점찍고, 나머지 외야 두자리를 놓고 기존 멤버들인 이대형 박용택 안치용 손인호의 ‘무한 경쟁’을 요구하고 있다. 3루에 정성훈을 데려오면서 김상현과 박용근 등 기존 멤버들의 성장도 기대하고 있다. 거금을 들여 ‘FA 두명’을 데려온 건 이들의 가세로 가시적인 전력 상승 효과 뿐만 아니라 기존 멤버들을 자극하려는 의도도 다분히 포함돼 있다.
계약을 눈 앞에 둔 노장 박종호나, 다시 돌아온 ‘제대병’ 박병호도 이와 비슷한 효과를 내줬으면 하는 게 LG의 희망. 산전수전 다 겪은 2루수 박종호가 가세하면서 기존 박경수의 분발도 촉구하고 또 다른 노장인 이종열 역시 긴장감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됐다. 로베르토 페타지니와 최동수가 번갈아 맡았던 1루에도 ‘2군 홈런왕’ 출신인 박병호가 경쟁에 끼어들면서 지명타자와 1루 자리를 다투는 ‘혈전’이 전력 상승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35일간의 진주 마무리훈련을 끝낸 김재박 감독은 26일 “포지션 경쟁 구도가 생기면서 어느해보다 집중력있는 훈련이 됐다”고 적잖은 만족감을 표시했다. ‘메기 효과’는 어쩌면 이제부터 시작. 안치용과 김상현은 “어느 해보다 치열한 겨울을 나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선 LG는 내년 1월 전지훈련 출발 전까지 선수들에게 ‘예년과 달리 편안히 쉴 수 없는 겨울’이 되길 바라고 있다.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