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27일 프리에이전트(FA) 홍성흔과 연봉 2억79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연봉 1억8600만원에서 50% 인상된 금액이다. 홍성흔은 “내 가치를 높이 평가해 준 롯데에 감사한다. 야구 열기가 열광적인 부산에 몸을 담게 돼 영광스럽다”면서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 ‘4강’이 아닌 ‘우승’의 주역이 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서울 곰’에서 ‘부산 갈매기’로
1999년 두산 입단과 동시에 안방을 꿰찬 홍성흔은 그 해 신인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강한 투지와 쾌활한 성격, 호남형 외모를 앞세워 두산의 간판스타로 이름을 날렸다. 그의 이적이 더 충격적인 이유다.
두산에서의 9시즌 통산 성적은 타율 0.291에 홈런 107개, 594타점. 올해는 포수 대신 지명타자로 출장하면서 타격 2위(0.331)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원 소속구단 두산과의 FA 우선협상기간 동안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해 시장에 나왔고, 8일 만에 롯데에 새 둥지를 틀었다.
○포수 마스크 다시 쓸까
홍성흔에게는 부산이 새로운 ‘기회의 땅’이다. ‘파이팅 넘치는 선수’를 선호하는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입맛에 홍성흔이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 무엇보다 롯데는 홍성흔을 다시 포수로 앉힐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롯데 이상구 단장은 “한문연 배터리 코치가 ‘좋은 선수였는데 아깝다. 송구 동작을 다듬어 다시 포수로 써보고 싶다’고 기대하고 있다”면서 “포수 복귀 여부는 감독이 결정할 문제지만, 우리로서도 나쁜 선택은 아니다”라고 했다.
홍성흔은 “지명타자든 포수든 외야수든, 코칭스태프의 주문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전한 상태다.
○롯데, 홍성흔 영입한 이유?
이미 프랜차이즈 스타 손민한과 용병 카림 가르시아를 붙잡는 데 성공한 롯데는 “내년 시즌 공격력이 한층 강화돼 우승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고무돼 있다. 올해 조성환-이대호-카림 가르시아로 이어지는 막강 중심타선을 구축한 롯데로서는 취약점으로 꼽혔던 지명타자 자리에 가장 확실한 카드를 내세우게 된 셈.
또 홍성흔이 포수를 겸업할 경우 주전 포수 강민호의 체력 부담도 덜 수 있다. 홍성흔은 조만간 입단 기자회견을 열고 ‘자이언츠맨’으로서의 첫 발을 내디딜 예정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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