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요미우리)도 있다. 추신수(클리블랜드)는 물론 박찬호(전 LA 다저스)도 있다. 일단 이름만은 초호화판이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후보선수 명단이 공개됐다. 김 감독은 1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투수 19명, 포수 4명, 내야수 13명, 외야수 9명으로 구성된 예비 엔트리 45명을 추렸다.
○미국·일본 해외파 대거 합류
해외파 선수들은 예외 없이 대거 포함됐다. WBC 출전을 고사한 이승엽은 물론 올해 소속팀조차 없었던 김병현(전 피츠버그), 새 팀을 알아보고 있는 박찬호(전 LA 다저스)까지 이름을 올렸다. 야쿠르트 임창용과 이혜천, 주니치 이병규도 대상자다.
김 감독은 “이승엽과 백차승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은 합류가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박찬호도 12월 15일 정도면 어느 정도 팀이 결정된다고 들었다. 1년짜리 선발투수 계약만 아니면 무조건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들었다”고 밝혔다. 용병 신분인 이들이 소속 구단의 허가를 얻어내는 절차가 남아있지만 김 감독은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은 내일부터 정식으로 소속팀에 통보하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베이징의 영광을 다시 한번?
한국야구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베이징올림픽 멤버들도 대부분 포함됐다. 좌완 원투펀치 류현진(한화)과 김광현(SK)을 비롯해 안방마님 진갑용(삼성)과 거포 이대호(롯데), ‘젊은 피’ 김현수(두산) 등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다만 투수진에는 권혁(삼성) 대신 정현욱(삼성)과 이승호(SK) 등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한 선수들이 뽑혔고, 베테랑 유격수 김민재(한화) 자리에는 군복무를 마친 손시헌(두산)과 나주환(SK) 등이 후보에 올랐다. 김 감독은 “이 명단에 없는 선수는 앞으로 추가 발탁되기 힘들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도중에 수술을 한다거나 부상이 심할 경우 최종 명단 제출 때까지 변경은 가능하다”고 여운을 남겼다.
○28명 명단 확정은 26일에
KBO는 내년 1월 16일까지 WBC 조직위원회에 후보 45명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일찌감치 최종 엔트리 28명의 선수를 낙점, 26일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감독은 “내년 1월이면 8개 구단이 전지훈련을 떠나기 때문에 유니폼 지급이나 포토데이(1월 8일) 등을 진행하는 데 문제가 많을 것 같다. 또 예비 선수들까지 하와이 캠프에 데려갔다가 마지막에 일부만 돌려보내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서 “선수들이 남다른 각오로 캠프를 떠날 수 있도록 미리 발표해버릴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