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1일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선정하는 ‘삼성PAVV 프로야구 2008 골든글러브’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다. 투수 6명, 포수 4명, 1루수 3명, 2루수 4명, 3루수 6명, 유격수 5명, 외야수 11명, 지명타자 4명 등 총 43명이 후보에 올랐다. 프로야구 취재기자단을 비롯해 방송사 PD, 아나운서 등 언론 관계자 347명이 1일부터 9일까지 인터넷 전자투표로 수상자를 선정하며 시상식은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3층 오디토리움에서 거행된다.
○홍성흔 영입 롯데 역대 최다수상 6명 도전
롯데는 포수 강민호, 2루수 조성환, 유격수 박기혁, 3루수 이대호, 외야수 카림 가르시아, 지명타자 홍성흔 등 6명의 유력한 수상후보를 배출했다. 최대 경쟁지로 꼽히는 3루수 부문에서 이대호가 두산 김동주, SK 최정과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고, 2루수 부문에서는 조성환이 SK 정근우를 따돌리느냐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지명타자 황금장갑이 확실한 FA(프리에이전트) 홍성흔을 영입한 것이 호재다.
○홍성흔 왜 롯데 소속인가
과거 사례를 보면 한대화는 1993년 해태에서 뛴 뒤 12월 4일 LG로 트레이드되면서 황금장갑은 LG 소속으로 받았다. 그해 김광림도 11월 23일 OB에서 쌍방울로 트레이드돼 쌍방울 소속으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또 2004년 현대에서 FA 자격을 얻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앞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박진만도 삼성 선수로 황금장갑을 받았다. 결국 전례에 따라 이번에 홍성흔이 지명타자 부문 수상자가 된다면 롯데 소속이 된다.
○SK·두산·한화, 자존심 지킬 듯
SK는 다승과 탈삼진 부문 2관왕을 차지한 뒤 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쥔 김광현이 우승팀의 체면을 살려줄 듯하다. 준우승팀 두산은 타격왕 외야수 김현수와 이종욱이 유력후보로 꼽히고 있다. 롯데와는 달리 홍성흔이 빠져나간 자리가 뼈아프다. 한화는 홈런왕 김태균이 희망이다. 김태균은 1루수 부문에서 히어로즈 이숭용, LG 최동수가 함께 후보에 올라 전 포지션을 통틀어 최다득표 가능성도 있다.
○삼성 13년만에 무관의 제왕?
삼성은 외야수 부문 11회 수상을 포함해 지난해까지 총 57개의 황금장갑을 가져갔다. 그러나 올해는 단 1명도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유격수 부문에서 명성을 앞세워 박진만이 뽑힐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골든글러브는 타격 성적이 수상의 지렛대가 된다는 점에서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롯데 박기혁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 박진만은 부상으로 104경기만 뛰며 타율 0.244를 기록했다.
○세대교체의 증명
유독 처녀수상 유력자들이 두루 분포한 점도 특징이다. 투수 부문 김광현(SK)을 비롯해 포수 강민호, 2루수 조성환, 외야수 가르시아(이상 롯데), 외야수 김현수(두산)가 이 범주에 들어간다. 또 지명타자 홍성흔과 3루수 이대호(이상 롯데)는 바뀐 포지션에서 첫 수상이 유력하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