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가 굳이 참석할 이유는 없지만 ‘중도퇴임’ 의사를 굳혀서인지 “일부러 이런 (근사한) 곳에서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고 했다. 낮 12시 감독들이 이미 자리를 잡은 뒤 모습을 드러낸 그는 “마지막 만찬, 아니 오찬이네요”라고 첫마디를 꺼냈다.
이미 퇴임 의사를 내비친 신 총재는 감독들과의 이번 식사가 ‘고별 오찬’이 될 것임을 다분히 의식한 듯 말을 이어갔다. “내 역량의 한계가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힌 그는 “과제만 남기고 가는 것 같아 아쉽다. 새로 오실 총재와 시스템이 잘 풀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내 역량의 한계’란 대목에선 마음이 착잡한 듯 잠시 얼굴이 굳기도 했다.
“성적을 떠나 올해 8개 구단 감독님들이 한국 야구를 살려주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총재로서 마지막으로 8개 구단 감독의 노고를 치하한 그는 “내년에도 올해 못지 않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힘 써달라”고 부탁했다. 신 총재는 한시간쯤 지난 뒤 먼저 자리를 떴고, 신 총재가 일어나면서 공식적인 감독 간담회가 시작됐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