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골프황제’타이거 우즈의 무릎 부상으로 PGA는 울상이었다.
대회 주최측은 물론 스폰서들도 우즈 공백에 한숨을 쉬었다. 우즈의 부상에 금전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은 다름 아닌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45)다. 윌리엄스는 우즈의 부상으로 수입원이 봉쇄됐다.
덕분에 골프백을 놓고 고향 뉴질랜드에서 카레이싱과 휴식을 만끽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은 예년보다 확 줄어들었다.
우즈는 올시즌 단 6개 대회에 출전했다. 원래 많은 대회에 출전하지는 않지만 올해는 부상으로 더 줄었다. 하지만 6개 대회에 출전해 4개 대회를 석권했고, 상금은 무려 577만5000 달러를 받았다. 만만치 않은 액수다.
PGA상금랭킹부문에서 비제이 싱(660만1094달러)에 이어 2위다. 역시 우즈였다.
지난 시즌 미국의 프로캐디협회(PCA) 발표에 따르면 2006년 6월에서 2007년 6월까지 가장 돈을 많이 번 캐디는 우즈의 캐디로 활동하는 윌리엄스였다. 캐디의 수입은 상금과 비례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한 해에 127만 달러를 벌었다.
이 액수는 뉴질랜드 전체 운동선수 수입으로 최고 금액으로 밝혀졌다. 2위가 비제이 싱의 캐디인 체드 레이널즈로 51만2000 달러를 벌어 들였다. 3위는 필 미켈슨의 캐디 짐 맥케이로 44만5000 달러. 윌리엄스는 올해 우즈가 초반에 챙긴 상금 577만5000 달러에서 할당받는다.
PCA에 의하면 캐디는 선수가 컷을 통과하고 11위까지는 상금의 6%를 받는다고 한다. 톱10에 진입할 경우에는 상금의 8%, 우승했을 때는 상금의 10%다. 올 US오픈 우승 상금이 126만 달러였으므로 윌리엄스는 이 대회에서만 12만6000 달러를 받은 셈이다. 짭짤한 수입이다.
보통 캐디의 경우 상금 할당 외에 주급을 받는다. 선수에 따라 주급 1000달러에서 1500 달러가 관행으로 돼 있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특별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가 주급 외에 고정으로 연봉 25만 달러를 지급한다는 것이다. 비록 캐디지만 연봉이 100만 달러가 넘는 터라 윌리엄스는 뉴질랜드에서 유명인사다.
PGA 무대에서 윌리엄스에게 사인을 요구하는 갤러리들은 없지만 뉴질랜드에서는 록스타나 다름없다. 게다가 윌리엄스의 집에는 타이거 우즈와 대회 때마다 찍은 사진이 벽으로 도배가 돼 있다. 훗날 돈이 될 수 있는 기념품들이 집안에 즐비하다.
핸디캡 2의 실력파인 윌리엄스는 실제 골프보다는 선수들을 도와주는 캐디가 더 적성에 맞다고 판단해 13살 때부터 본격적인 캐디 생활을 시작했다. 전문 캐디로 발돋움한 윌리엄스는 유럽투어를 거친 뒤 이안 베이커 핀치, 그렉 노먼, 레이 플로이드 등 유명 선수들의 가방을 메면서 우즈와 인연을 맺었다. 99년 우즈는 콧수염으로 유명했던 캐디 마이크 코완(현 짐 퓨릭 캐디)을 해고했던 것. 그러자 당시 스윙코치 부치 하먼의 소개로 윌리엄스와 우즈가 손을 잡았고, 현재는 골프-캐디를 떠나 서로를 아껴주는 친구사이가 됐다.
LA|문상열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