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조절-골결정력이 승패 가를 것” 해외-토종 사령탑 자존심 대결
차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외국인 선수 최다골(98골)을 기록하며 명성을 날린 특급 스트라이커 출신. 귀네슈 감독은 골키퍼 출신으로 2002 한일월드컵에서 터키를 3위에 올려놓은 명장. 두 감독이 이날 제시한 게 이번 경기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경기는 국내파와 해외파 사령탑의 자존심 대결로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차 감독은 “서울과 맞붙으면 자연스럽게 동기유발이 돼 공수전환과 템포가 빨라진다. 이런 상황에서 실수는 나오게 돼있다. 결국 누가 더 골을 잘 결정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귀네슈 감독은 “감정 조절을 잘하는 팀이 이긴다. 많이 참아야 이길 수 있다. 퇴장 때문에 플레이오프에 못 뛴 이청용의 경우도 사람이기 때문에 감정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선수보다 팀이 더 크고 위대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중 앞에서 선수들의 마음이 동요될 것이란 분석은 서로 같다. 그런데 골 결정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차 감독의 생각이고,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게 귀네슈 감독의 분석인 셈.
‘공격축구’를 주도하고 있는 차 감독과 승부의 관건을 팀플레이로 보고 지난해부터 ‘심리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귀네슈 감독의 색깔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치고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차 감독은 2004년 수원 부임 첫해 정상에 오른 데 이어 두 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K리그에 입성한 귀네슈 감독은 이번이 첫 우승 도전. 외국인 사령탑으로 K리그에서 우승을 맛본 감독은 1991년 부산 대우의 베르탈란 비츠게이(헝가리) 감독과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의 세르지오 파리아스(브라질) 감독 둘뿐이다.
차 감독과 귀네슈 감독은 지금까지 아홉 차례 만나 차 감독이 5승 1무 3패로 앞서고 있다. 하지만 최근 두 번의 대결에서는 귀네슈 감독이 이겨 올 챔피언결정전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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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