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축구 ‘지하철 시리즈’ 빅뱅… K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

  • 입력 2008년 12월 3일 02시 58분


《‘골 결정력’ 대 ‘감정 조절’.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프로축구 K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을 앞두고 차범근(오른쪽) 수원 삼성 감독과 셰놀 귀네슈 FC 서울 감독이 승부의 관건을 다르게 봐 관심을 끌고 있다. 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차 감독은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다. 골 결정력을 높이기 위한 훈련을 했다”고 말했고 귀네슈 감독은 “라이벌전에서는 긴장 때문에 패하는 경우가 많다. 선수들에게 ‘많은 관중이 모인 큰 경기에서 잘해야 더 클 수 있다’고 자주 가르친다”고 밝혔다.》

“감정 조절-골결정력이 승패 가를 것” 해외-토종 사령탑 자존심 대결

차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외국인 선수 최다골(98골)을 기록하며 명성을 날린 특급 스트라이커 출신. 귀네슈 감독은 골키퍼 출신으로 2002 한일월드컵에서 터키를 3위에 올려놓은 명장. 두 감독이 이날 제시한 게 이번 경기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경기는 국내파와 해외파 사령탑의 자존심 대결로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차 감독은 “서울과 맞붙으면 자연스럽게 동기유발이 돼 공수전환과 템포가 빨라진다. 이런 상황에서 실수는 나오게 돼있다. 결국 누가 더 골을 잘 결정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귀네슈 감독은 “감정 조절을 잘하는 팀이 이긴다. 많이 참아야 이길 수 있다. 퇴장 때문에 플레이오프에 못 뛴 이청용의 경우도 사람이기 때문에 감정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선수보다 팀이 더 크고 위대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중 앞에서 선수들의 마음이 동요될 것이란 분석은 서로 같다. 그런데 골 결정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차 감독의 생각이고,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게 귀네슈 감독의 분석인 셈.

‘공격축구’를 주도하고 있는 차 감독과 승부의 관건을 팀플레이로 보고 지난해부터 ‘심리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귀네슈 감독의 색깔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치고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차 감독은 2004년 수원 부임 첫해 정상에 오른 데 이어 두 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K리그에 입성한 귀네슈 감독은 이번이 첫 우승 도전. 외국인 사령탑으로 K리그에서 우승을 맛본 감독은 1991년 부산 대우의 베르탈란 비츠게이(헝가리) 감독과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의 세르지오 파리아스(브라질) 감독 둘뿐이다.

차 감독과 귀네슈 감독은 지금까지 아홉 차례 만나 차 감독이 5승 1무 3패로 앞서고 있다. 하지만 최근 두 번의 대결에서는 귀네슈 감독이 이겨 올 챔피언결정전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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