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권자… 소속팀 반대… 해외파 WBC 합류 ‘가시밭길’

  • 입력 2008년 12월 3일 02시 58분


이승엽(요미우리), 박찬호(LA 다저스), 백차승(샌디에이고), 김병현(전 피츠버그), 추신수(클리블랜드)… 일단 뽑아놓기는 했는데 몇이나 뛸 수 있을까.

1일 발표된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야구대표팀 1차 후보 선수 45명에 해외파 선수 8명이 전원 포함됐지만 각자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26일 발표될 28명의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아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홈페이지 게시판을 비롯한 인터넷에는 이들 해외파 중 몇몇에 대해 선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글이 많이 올랐다.

가장 논란이 되는 선수는 백차승. 그는 2005년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 시민권을 얻으면서 병역의무를 벗었다. 이 때문에 본인도 자신이 국가대표로 뽑혔을 때 제기될 논란을 우려해 WBC 참가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초반 피츠버그에서 시범경기에만 몇 번 등판한 뒤 무적 선수가 된 김병현이 뽑힌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병현은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지만 올해 정규 시즌 경기에 등판한 적이 없어 KBO 기술위원회 내부에서도 선발에 반대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WBC 불참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요미우리 이승엽에 대해서도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KBO를 통해 요미우리 측에 양해를 구해보려 한다”고 말했지만 대회 불참을 결정한 것은 요미우리 구단이 아니라 올 시즌 성적 부진에 부담을 느낀 이승엽이 스스로 택한 것이다.

박찬호는 내년 시즌 어느 구단이든 2년 이상 계약에 성공해야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 조건을 달아 놓은 상태다.

이병규가 뛰고 있는 주니치의 오치아이 히로쓰미 감독은 “프로야구 선수는 개인 사업자다. 다쳐도 보상받지 못하는 대회에 나가는 걸 선수의 의무라고 할 수는 없다”며 선수들이 WBC에 차출되는 것을 못마땅해하고 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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