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투 제발 쏙쏙” 거인의 꿈은 언제…

  • 입력 2008년 12월 4일 02시 56분


하승진 성공률 26.2%… 전문가들 “자신감 찾게 격려를”

용병을 제치고 덩크슛을 꽂는 거인이지만 자유투 라인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진다.

KCC 하승진(222cm·사진)은 2일 LG와의 경기에서 자유투 4개를 쐈다. 모두 연장에서 상대 파울 작전으로 얻은 천금의 기회. 하지만 다 놓쳤다. 한 개는 림도 못 맞혔다. 팀은 졌고 개막 전 우려는 현실이 됐다.

하승진은 3일 현재 14경기에 출전해 자유투 42개를 얻었다. 그중 림을 통과한 공은 11개밖에 안 된다. 성공률이 고작 26.2%다. 그의 2점 슛 성공률은 66.2%다.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전문가들은 괜찮은 슈터의 기준으로 2점슛 성공률은 50%, 3점슛은 40%, 자유투는 80%를 꼽는다. 3부문을 합쳐 170이 넘으면 전천후 슈터라고 할 수 있다.

하승진은 슈터는 아니지만 30%도 안 되는 자유투 성공률은 심각한 수준이다.

형편없는 자유투로 상대 팀으로부터 ‘해크 어 샤크(Hack-A-Shaq)’라는 파울 작전의 표적이 된 ‘공룡 센터’ 샤킬 오닐(피닉스 선스)의 올 시즌 자유투 성공률은 54.8%다.

부진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키가 큰 것도, 손이 큰 것도 그 이유다. 림이 눈높이로 보여 공을 직선으로 던지고, 농구공이 핸드볼 공처럼 느껴져 힘 조절이 쉽지 않다는 것. 하지만 하승진보다 키가 7cm나 큰 야오밍(휴스턴 로키츠)의 통산 자유투 성공률은 82.8%, 손이 크기로 유명했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든은 83.5%다. 하승진 본인도 “연습 때는 70% 이상 넣는다”고 말한다.

김태일 Xports 해설위원은 “정신적인 문제가 가장 큰 것 같다. 못 넣을수록 주눅이 들고 겁이 나 더 못 넣게 된다. 하승진은 한국 농구 전체가 공유할 자원이다. 질책하기보다는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주위에서 격려해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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