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은 신인 시절 박 코치를 따라다니며 야구를 배웠고, 박 코치도 눈빛이 남다른 조성환을 유독 아꼈다. 조성환은 “내 야구 인생의 ‘멘토’가 아랫집에 사는 셈”이라 했다.
그렇다고 미리 약속한 뒤 집을 옮긴 건 아니다. 시즌이 끝난 뒤 비슷한 시기에 이사를 한 두 사람은 따로 따로 계약하고 입주한 후에야 ‘이웃사촌’이 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박 코치는 “교회도 같이 다니니 거의 매일 본다. 떼려야 뗄 수가 없다”며 고개를 흔들었고, 조성환은 “둘째를 낳은 아내를 위해 형수님이 첫째를 돌봐주신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얼마 전엔 간판타자 이대호까지 같은 단지로 이사 왔으니 동네잔치가 벌어질 판이다.
‘그 아파트에서 자란 아이들은 근성이 남 다르겠다’는 농담에 조성환이 던진 한마디도 압권이다. “아, 그러고 보니 건방지게 내가 윗집이네. 내가 아랫집이어야 도리에 맞는데….”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