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프로야구 선수들이 억대 인터넷도박을 벌인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 혐의점이 발견된 선수들을 직접 소환해 조사를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말 프로야구계를 강타했던 ‘병역비리 사건’에 이어 4년 만에 다시 프로야구 선수들이 줄줄이 소환돼 조사를 받는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는 최근 프로야구 선수 10여명이 억대의 인터넷 도박을 벌인 혐의(상습도박)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내사단계를 거쳐 이르면 다음주 선수들을 직접 소환할 예정이다.
혐의를 받고 있는 10여명의 선수들은 대부분 A구단 소속이고, A구단 외에 또 다른 한 구단 소속 선수들이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혐의를 받고 있는 선수들 중에는 B, C 선수 등 국가대표를 지낸 특급선수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혐의가 잡혔다. 이들이 벌인 도박의 전체 규모는 10억원대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년전 사행성오락기인 ‘바다이야기 파문’ 때도 몇몇 선수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등 프로야구 선수들의 일부 어긋난 도박 행태가 물의를 빚기도 했지만 검찰이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추적하다 프로야구 선수들을 대거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엔 프로야구 선수 출신인 연예인 강병규씨가 인터넷 도박으로 거액을 날린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스타급 선수들이 포함된 인터넷 도박 사실이 드러나면서 프로야구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각 구단들은 소속 선수들이 연루된 게 아닌지 진위를 묻는 등 사태 파악에 나섰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 현재로서는 검찰의 최종 수사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2004년 페넌트레이스 막판, 프로야구계는 초대형 병역비리 사건으로 회오리에 휩싸인바 있다. 선수들이 브로커와 짜고 소변 검사를 조작하는 등 신종수법으로 군 면제를 시도해 8개 구단에서 72명이 무더기 조사를 받았다. 이 중 53명이 구속 또는 불구속 입건됐고 일부 선수는 실형을 받기도 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