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전주 KCC전을 앞두고 LG 이현민(25)은 “아이반 존슨(24)이 욕심을 버린 것이 상승세의 원동력”이라면서 “골밑수비가 집중됐을 때 외곽으로 공을 잘 빼주니, 코트밸런스가 좋아지고 3점포도 살아났다”고 했다. 존슨은 뛰어난 능력을 보유했음에도 종종 무리한 플레이로 팀의 사기를 떨어뜨렸다. 이런 존슨의 변화에는 1라운드 막판, 강 감독과의 독대가 큰 영향을 미쳤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존슨은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동료들과 융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기플레이에 대한 확신이 지나쳐 독불장군 식으로 주변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강 감독은 일단 존슨을 크게 다그쳤다. “계속 이런 식으로 하면 ‘스테이크’먹으면서 운동할 수 없다. 한국에서 나쁜 소문이 나면 어느 리그에서도 뛸 수 없을 텐데 미국에서 ‘햄버거’나 먹으면서 운동하고 싶냐!” 강 감독이 열을 올리자 존슨은 치켜떴던 눈을 내리 깔았다.
존슨에게서 ‘외로움’을 읽은 강 감독. 이어 “한국은 기회의 땅”임을 역설했고, “팀플레이에 집중한다면 너를 적극 후원하겠다”며 존슨을 어루만졌다.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 존슨. 40분간의 대화를 마친 둘은 얼굴을 맞대고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강 감독은 “존슨의 거친 턱수염 때문에 얼굴이 따끔거렸지만 마음만은 흐뭇했다”며 웃었다.
상승세의 존슨은 5일, 리바운드2위·블록슛1위에 올라있는 브라이언 턴스턴(22), 최근 2경기에서 평균 28점을 몰아넣고 있는 오다티 블랭슨(26)과 맞대결을 펼친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