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의 연구는 링 안에 머물러 있지 않다. 2006년 8월에는 상지대 체육학부에서 ‘복싱상해 실태분석’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아테네올림픽에서는 갈비뼈 부상,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왼손부상. 중요한 순간마다 부상을 달고 살았던 김정주는 “몸으로 느낀 바를 정리한 것이라 재미있게 연구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박사학위 도전. 실전에서 다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큰 경기를 앞두고 연습과정에서 부상을 당한다면 그보다 더 억울한 일은 없다. 석사논문주제인 상해실태 분석을 넘어 트레이닝과정에서 부상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안들을 연구해 볼 작정이다.
박사복서가 된다면 복싱을 택하면서 누나에게 진 빚도 갚을 수 있다. 큰누나 김정애(34)씨는 하나 밖에 없는 남동생이 꼭 열심히 공부하길 바랐으니 말이다. 김정주는 “누나는 내게 아버지이자 어머니이고, 인생의 큰 스승”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