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를 동아마라톤으로 극복하는 것은 어떨까.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42.195km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한 사람들은 “이젠 못할 게 없다”고 말한다. 마라톤 완주를 통해 큰 힘을 얻는다는 얘기다.
1994년 열린 제65회 동아마라톤 때 국내에 처음 도입된 마스터스 마라톤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구제금융을 받을 때를 기점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동아마라톤은 1997년 1882명이던 참가자가 1998년 6931명으로 늘었고 1999년엔 처음 1만 명(1만1303명)을 넘겼다. 당시 언론엔 ‘마라톤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인물 및 회사 스토리’가 자주 등장했다.
‘제2의 금융위기’를 맞은 2008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돼 관심을 모은다.
서울국제마라톤 사무국에 따르면 2009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0회 동아마라톤대회 마스터스 참가자는 신청 1주일 만에 7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예전보다 20%가 늘어난 수치. 마감 직전 신청자가 몰리던 예년과는 다른 양상이다.
사실 국내 최고인 동아마라톤을 제외한 대부분 대회는 참가자가 급격하게 줄고 있는 상황이다. 동아마라톤은 2005년 2만 명(2만1067명)을 넘긴 뒤 계속 이를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대회는 감소 추세에 있다. 지난해까지 전국 400여 개이던 마라톤대회가 올해는 350여 개로 줄었다.
이용식(체육행정)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보통 경제가 좋지 않으면 스포츠 인구가 줄어드는 게 관례다. 그런데 오히려 참가자가 늘어나는 것은 대회의 인지도가 높거나 참가 경비가 덜 든다는 등 경제적인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마라톤을 위기 극복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