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흐름을 이끌어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외국인 심판들이 좋은 능력을 가졌다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국내 심판들 중에서도 그들 못지않은 실력을 가진 심판들이 있다는 게 중론이었다. 한 프런트는 “과거에 비해 실력이 많이 좋아진 게 사실이다.
젊은 심판들을 보면 노력도 많이 하고 실제 경기 운영도 잘 한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냉정한 평가도 나왔다. 한 선수는 “외국인 심판은 선수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국내 심판은 그런 부분이 없고 다소 권위적이다. 그런 부분을 고쳐야한다”고 말했다. 한 프런트는 “국내 심판들은 실수와 논란거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교육과 공부를 해야 한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아울러 선수나 지도자를 대하는 태도도 문제 삼았다.
한 선수는 “일부 심판들은 선수가 판정에 대해 얘기하면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외국인 심판들은 판정에 대해 선수들이 얘기하면 냉정하게 대응하기 때문에 더 신뢰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코칭스태프들은 “선수 출신 심판들이 많다보니 애매한 판정이 나오면 다른 팀 코칭스태프와의 선후배 관계 등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반대로 외국인 심판은 그런 부분에 대한 문제가 전혀 없기 때문에 항의도 줄어들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설문은 왜, 어떻게 실시했나
올해 K리그 포스트시즌에도 어김없이 외국인 주심이 휘슬을 잡았다. 포스트시즌 6경기에 6명의 독일인 심판이 한 경기씩 나눠 맡았다. 2002년 이후 매년 반복된 외국인 심판의 기용. 큰 무리없이 진행된 것은 사실이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국내 심판의 사기 저하는 물론이고 금전적인 지출도 적지 않다. 큰 경기의 주심을 보지 못하는 국내 심판들의 능력도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다. 국내 심판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때문에 초래된 일이지만, 외국인 심판 운용에 대한 검토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스포츠동아는 K리그 14개 구단 관계자 및 코칭스태프, 선수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