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동갑인 김연아와 일본의 아사다 마오. 체격도, 태어난 시점도 비슷한 이 둘은 피겨 스케이팅을 하는 동안은 라이벌로 만나야 할 숙명인 듯하다.
김연아는 가히 ‘그랑프리의 여왕’이라 할 만하다. 시니어 데뷔 무대였던 2006∼2007시즌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3위를 한 이후 출전한 7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했다. 왕중왕전 성격의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아사다는 2006년부터 2년 연속 김연아에게 밀려 2위에 그쳤다.
김연아의 최대 강점은 빠르면서 정확하게 구사하는 ‘명품 점프’. 다른 선수와 달리 도약 직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공중으로 날아올라 아름다운 점프를 구현한다. 정확한 날 사용과 깨끗한 동작으로 가산점을 받는다.
아사다의 최대 무기는 트리플 악셀(3.5회전). 앞을 보며 뛰어 뒤쪽으로 착지하기 때문에 점프 중 가장 어려운 기술로 꼽히지만 안정적이지 않은 게 흠.
김연아는 연기에 기복이 없다. 시니어 데뷔 첫 대회에서 168.48점을 받은 이후 9번의 국제 대회에서 모두 180점대 이상을 받았고 이 중 190점대는 4번을 기록했다.
아사다는 같은 기간 160점대 1번, 170점대 4번, 180점대 1번, 190점대 5번으로 기복이 심한 편. 160점대(167.59점) 점수는 올 시즌 첫 대회에서 기록했다.
객관적 전력으로는 김연아의 3연패가 점쳐진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김연아는 시즌 전(全) 대회 우승도 유력하다.
시즌 전 대회 우승은 최근 20여 년간 여자 싱글에서 가장 빛났던 미셸 콴(미국·1995∼1996시즌)과 이리나 슬루츠카야(러시아·2004∼2005시즌)도 단 한 번밖에 이루지 못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