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엔트리에 포함된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더라.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올 시즌을 통째로 쉰 김병현(29·전 피츠버그)이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WBC 대표팀 투수코치를 맡고 있는 양상문 롯데 2군 감독은 9일 “지난 6일 김병현과 직접 통화를 나눴다. 서울 모처에 머물고 있는데 꾸준히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엔트리에 포함된다면 뛰고 싶다고 하더라”면서 “최종 발탁 문제는 김인식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문제라 내가 말하기 어렵지만 1년간 쉬었다고 해도 공을 완전히 놓은 게 아니라고 하니까 (구위 회복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1일 김병현이 예비엔트리 성격인 45명의 후보명단에 포함된 뒤 일각에선 그가 1년을 통째로 쉰 것을 지적하며 현실적으로 대표팀 합류는 불가능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이같은 시선을 염두에 둔 듯 양 코치는 “컨디션을 내가 직접 눈으로 본 것도 아니고, 내가 본다고 해서 한번에 컨디션을 체크하기도 쉽지 않은 건 사실”이라면서 “아직 대회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무엇보다 병현이의 의지를 확인했다는 것에 의미를 둬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구수 제한이 있는 WBC에서는 연투 능력이 있는 베테랑 투수가 필요하다. 병현이는 메이저리그 경험도 많아 마운드에서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올 시즌 불러주는 팀이 없었던 김병현에겐 내년 3월 WBC무대가 자신의 재기 발판이 될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톱스타들이 대거 출전하는 WBC는 ‘별들의 잔치’인 동시에 빅리그 각팀 스카우트들이 모두 모여드는 ‘큰 시장’이 되기 때문.
김병현이 미국에 머물던 2주전 쯤 그와 통화를 했다는 한 지인은 “메이저리그 복귀에 뜻을 두고 있어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김병현은 한국은 물론 일본 무대에도 관심이 없고, 오직 빅리그 무대만을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WBC는 김병현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관련기사]해외파 총동원령, 이승엽 포함…WBC대표 45명 예비명단 공개
[관련기사]WBC 선수 차출 ‘몸 사리기 vs 애국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