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2008-2009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과 금호생명의 경기가 열린 안산와동체육관. 하은주는 비록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관중석 한 편에서 40여명의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플랜카드를 들고 와 ‘신한은행과 하은주’를 연호했다. 이들은 모두 ‘기부천사’ 하은주와 인연을 맺은 조카(?)들.
일본에서부터 봉사에 관심이 많던 하은주는 2년 전, 안산제일교회에서 ‘어린양의 집’ 오미오 원장을 알게 됐다. ‘어린양의 집’은 안산 대부도에 위치한 사회복지시설. 정신지체와 발달장애를 가진 40여명의 보금자리다. 오 원장은 “우리 애들이 농구를 참 좋아하는데 경기장에 한 번 초대해 줄 수 없겠냐”고 물었고, 하은주는 흔쾌히 경기장 표를 내놓았다.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에 반한 하은주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어린양의 집’을 돕고 있다. 오 원장은 “자동이체로 일정액을 후원하면서 어떤 달은 30-50만원에 이르는 돈을 기부하고 있다”고 했다. 명절이 가까워지면 직접 피자를 사가지고 ‘어린이 집’을 방문, 조카들과 흥겨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하은주는 “애들이 너무 좋아해서 떨어지기 싫을 정도”라며 순박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런 선행은 구단 프런트도 모를 정도로 ‘조용히’ 진행됐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구절 그대로다. 하은주는 “별일도 아닌데 기사가 안 나갔으면 좋겠다”며 쑥스러워했다. 무릎부상의 후유증에서 회복 중인 하은주는 최근 출전시간을 늘려가며 ‘뛰는’ 신한은행의 ‘날개’가 되고 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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