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구할 수 있는 기성복이 아니라 더 값지다. 아내 김정임(35)씨의 정성이 묻은 양복이다. 김씨는 “프리에이전트(FA)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바로 다음 날, 서울의 잘 아는 곳에서 양복 두벌을 맞췄다”면서 “내가 디자인했고, 소재까지 다 지정해준 옷이다. 한벌은 입단식, 그리고 한벌은 골든글러브 시상식용”이라고 귀띔했다. 신인시절부터 호남형 외모로 인기를 끈 홍성흔이 모델 출신 아내 덕에 빼어난 패션감각까지 얻은 셈이다.
새 출발을 기념하는 양복이기도 하다. 아내가 만들어준 첫 번째 양복을 입고 2일 롯데 입단식을 성공적으로 치른 홍성흔은 골든글러브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타격 2위(0.331)까지 올랐으니 수상은 유력한 상황. 이미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2차례 손에 넣었지만 지명타자로서 처음 받는 황금장갑에도 큰 의미가 있을 터. 홍성흔은 “아내가 기(氣)를 불어넣어줬는지, 마음이 괜히 든든하다”며 웃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관련기사]경부선 탄 홍성흔 롯데는 왜? “안방줄게 우승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