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10일 프리에이전트(FA)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이원석(22)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한 이원석은 2005년 롯데에 2차 2번으로 입단한 프로 4년차 내야수. 통산 369경기에서 타율 0.242에 79타점을 남긴 게 전부다. 언뜻 보면 의외로 여겨질 수 있는 선택이다.
○두산은 왜 이원석을 택했나
두산은 6일 롯데의 보호선수 18명 명단을 건네받은 후 이원석과 오른손 투수 한 명 사이에서 갈등했다. 하지만 두산에는 우완 유망주가 차고 넘친다는 판단에 따라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즉시 전력감’ 이원석을 낙점했다.
두산 김승영 단장은 “이원석은 예전부터 우리가 관심을 갖고 지켜봐온 선수”라면서 “2005년 신인 2차지명 때 이원석을 택하려다 앞순위 롯데에 밀렸다. 그래서 처음부터 이원석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미 치열한 포지션 경쟁이 시작된 외야에 이어 내야도 풍성하게 구성하고 싶다는 의도도 있었다. 김 단장은 “잠재력이 충분한 선수라고 판단했다. 김경문 감독도 ‘이원석이 들어오면 내년 선수 운용이 한결 편해질 것 같다’며 반색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두산은 여전히 왼손 투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원석이 합류하면서 앞으로 트레이드를 추진하기가 훨씬 쉬워졌다. 유격수 자리는 군에서 복귀한 손시헌에 기존 멤버 이대수와 김재호까지 포진해 발 디딜 틈이 없고,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내야수가 한 명 더 늘었다. 김 단장은 “확실히 여유가 생긴 건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구단에서 제의하기 전에 먼저 카드를 내밀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이원석, “두산에서 새출발 하겠다”
이원석은 서울을 두 번째 ‘기회의 땅’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10일 오후 롯데 사무실을 찾아 프런트와 작별 인사를 나눈 이원석은 11일 김경문 감독과 상견례를 하기 위해 곧바로 서울행 기차에 올랐다. 이원석은 “오전에 두산 쪽 전화를 받았을 땐 장난전화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믿기지 않았다”면서 “처음엔 좀 섭섭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기분으로 잘 해보리라 마음먹었다. 두산에 친한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적응은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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