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스페셜] 두산, 투수보다 ‘멀티 내야수’ 콜!

  • 입력 2008년 12월 11일 08시 41분


두산의 선택은 ‘전천후 내야수’였다.

두산은 10일 프리에이전트(FA)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이원석(22)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한 이원석은 2005년 롯데에 2차 2번으로 입단한 프로 4년차 내야수. 통산 369경기에서 타율 0.242에 79타점을 남긴 게 전부다. 언뜻 보면 의외로 여겨질 수 있는 선택이다.

○두산은 왜 이원석을 택했나

두산은 6일 롯데의 보호선수 18명 명단을 건네받은 후 이원석과 오른손 투수 한 명 사이에서 갈등했다. 하지만 두산에는 우완 유망주가 차고 넘친다는 판단에 따라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즉시 전력감’ 이원석을 낙점했다.

두산 김승영 단장은 “이원석은 예전부터 우리가 관심을 갖고 지켜봐온 선수”라면서 “2005년 신인 2차지명 때 이원석을 택하려다 앞순위 롯데에 밀렸다. 그래서 처음부터 이원석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미 치열한 포지션 경쟁이 시작된 외야에 이어 내야도 풍성하게 구성하고 싶다는 의도도 있었다. 김 단장은 “잠재력이 충분한 선수라고 판단했다. 김경문 감독도 ‘이원석이 들어오면 내년 선수 운용이 한결 편해질 것 같다’며 반색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두산은 여전히 왼손 투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원석이 합류하면서 앞으로 트레이드를 추진하기가 훨씬 쉬워졌다. 유격수 자리는 군에서 복귀한 손시헌에 기존 멤버 이대수와 김재호까지 포진해 발 디딜 틈이 없고,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내야수가 한 명 더 늘었다. 김 단장은 “확실히 여유가 생긴 건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구단에서 제의하기 전에 먼저 카드를 내밀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이원석, “두산에서 새출발 하겠다”

이원석은 서울을 두 번째 ‘기회의 땅’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10일 오후 롯데 사무실을 찾아 프런트와 작별 인사를 나눈 이원석은 11일 김경문 감독과 상견례를 하기 위해 곧바로 서울행 기차에 올랐다. 이원석은 “오전에 두산 쪽 전화를 받았을 땐 장난전화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믿기지 않았다”면서 “처음엔 좀 섭섭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기분으로 잘 해보리라 마음먹었다. 두산에 친한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적응은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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