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생명은 ‘여인 치마폭’에 달렸다”

  • 입력 2008년 12월 11일 08시 58분


여자(Women), 술(Alcohol), 돈(Money) 이 세가지는 어디에서와 마찬가지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항상 문제와 관심의 중심에 있다. 성공과 실패, 웃음과 눈물이라는 경계선을 넘나드는 프리미어리거들에게 이 ‘WAM’은 문제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20, 30대라는 젊은 나이에 보통 사람들은 일생 동안 꿈도 꿔보지 못하는 천문학적인 부와 명예를 짊어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일부이긴 하지만 그런 중압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도박과 마약 같은 일탈된 탈출구를 찾기도 하는 것이다.

특히 스타 선수가 즐비한 빅 클럽 감독들이라면 선수들의 사생활도 축구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평소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를 좋아하는 첼시의 스콜라리 감독은 이런 문제의 해결책은 선수들이 하루 빨리 좋은 아내를 찾는 것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한 EPL에는 값비싼 차를 여러 대 몰며 나이트클럽 등에서 돈을 물처럼 쓰는 절제되지 않은 문화가 있으며 그 중심에는 선수들과 그들의 WAGs(Wives And Girlfriends)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좋은 아내, 나쁜 아내

셀틱 감독인 고든 스트라칸은 2003년 사우스햄튼 감독 시절 “이 세상에 축구선수들보다 더 운 좋은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그 선수들의 부인들”이라는 말을 남겼다. 스트라칸은 그 이유로 그녀들은 선수들의 모든 돈과 명예는 다 가지고 있으면서 정작 그 어떤 압박감도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종류의 쓴 소리에는 WAGs의 일원도 합류했는데, 그 대표적 예가 팝 싱어이자 밀월의 스트라이커 다렌 바이필드의 아내 재밀리아이다. 그녀는 WAGs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유명해졌다며 그녀들은 그저 파트너들의 지위를 이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아무 대가 없이 헌신하는 것은 이 세상에 아내와 말(馬) 뿐이라는 전 애스턴 빌라 회장 더그 엘리스 같은 견해도 있기는 하다. 스콜라리도 중요한 것은 좋은 여자를 만나는 것이지 여자 그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한 얘기다.

스콜라리 본인도 자신의 성공 뒤에는 한 해 연봉만 120억 원이 넘는 자신과 33년째 결혼생활을 해오면서도 잘 교육받고 경제적으로 자립한 부인 올가가 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우승시킨 스콜라리는 독일과의 결승전을 앞두고 미디어에 이런 말로 올가와의 원만한 관계를 알리기도 했다. “독일을 이기든 그렇지 못하든 간에 나는 당신들로부터 한 일주일은 멀리할 생각이오. 왜냐하면 올가와 함께 있어야 하니까.”

이런 스콜라리 못지않게 부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EPL 최고의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이가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퍼거슨이다. 그에게는 슬하에 삼형제를 두고 42년째 동반자로 묵묵히 하고 있는 캐시가 있다. 퍼거슨과 캐시의 관계를 보여주는 일화 중 하나는 2007년 프리 시즌 경기에 퍼거슨이 예고 없이 불참한 것을 들 수 있다. 피치에서는 두려울 것이 없는 이 명장이 조심스럽게 밝힌 사연은 이러했다. “나는 분명히 캐시에게 경기가 있다고 말했거든요. 그런데 그녀는 들은 척도 안 하더군요. 그녀는 그것이 친선경기에 불과하다는 거예요. 나는 할 수 없이 그녀를 도와 일을 해야 했어요.” 퍼거슨은 전에는 해외훈련캠프에 선수 아내들의 참여를 허용해 퍼거슨 말대로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중의 한 명이었던 전 선덜랜드 감독 로이 킨과 심각한 의견차를 빚기도 했다. 결국 이때 불거진 불화는 맨유에서 12년 반을 보내며 EPL 맨유 성공시대의 중심축이었던 로이 킨이 올드 트래포드를 떠나야 했던 단초가 됐다.

○호날두의 바람기와 퍼거슨의 걱정

아무튼 이렇게 가정적인 퍼거슨과 스콜라리가 한 가지 확실한 공통점이 있다면 스타 선수들의 돈을 옷과 파티 등에 흥청망청 써대는 악명 높은 WAGs를 선수들의 경기력을 떨어뜨리는 대단히 부정적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퍼거슨이 베컴을 판 부분적인 이유가 그의 아내 빅토리아를 싫어했기 때문인 것처럼 스콜라리도 WAGs의 대명사 조 콜의 약혼녀 칼리 쥬커와 애쉴리 콜의 아내 셰릴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헤어 드레서인 에이미의 임신설로 곤혹을 치른 유부남 애쉴리 콜에 이르러서는 WAGs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기에는 선수 생명이 그리 길지 않음을 경고하고 나섰다. 스콜라리는 선수의 축구인생에서 최선의 길은 좋은 아내를 가지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만일 선수에게 좋은 아내가 있다면 더 이상 그들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스콜라리는 만일 선수들이 현명하다면 그들은 두 세대 동안 심지어 다섯 세대 동안 가족들을 부양할 돈을 모을 수 있을 거라며, 그러나 오늘날 일부 선수들은 이런 것을 생각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올해 환갑을 맞은 스콜라리는 일부 선수들은 단지 오늘 즐기는 것에만 신경을 써 엄청난 돈을 하룻밤에 날리고 있다며, 앞으로 10년 정도 뒤에는 그런 오늘의 무절제가 자신들의 삶을 죽이는 것이었음을 알게 될 거라고 주장했다.

이런 스콜라리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가 있다면 EPL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거론되는 맨유의 호날두(23)이다. 그는 최근 한번에 3명의 WAGs를 쫓고 있는데 그 상대는 모델 출신인 실비아(26), 우크라이나 출신 미녀 유부녀 올레나 헤인스(25), 그리고 이탈리아 TV 진행자 레티치아 필리피(30)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WAGs의 해트트릭을 노리는 호날두의 여자들이 모두가 호날두 보다 연상이라는 점이다. 그의 여자친구인 네레이다 갈레르도 역시 25살의 연상이고 보면 단순한 우연은 아니라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올레나 헤인스와 데이트를 즐기는 와중에도 실비아에게 구애의 문자 메시지를 도배했다는 호날두의 바람 끼를 잡는 것이 은퇴를 곧 죽음으로 받아들일 만큼 축구만을 바라보고 살아온 퍼거슨에게 시급히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요크(영국)|전홍석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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