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스포츠는 11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와 박찬호의 계약이 임박했으며, 필라델피아가 박찬호를 선발투수로 기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30대 중반의 베테랑 선발투수라는 것과 이번 시즌 선발 등판 경기가 5번에 불과하다는 불안요소가 있지만, 4-5선발을 맡을만한 구위와 충분한 경험이 있다고 판단한 것.
야후스포츠는 필라델피아가 강력한 불펜을 구축하고 있으나, 좌완 제이미 모이어와의 재계약이 불발되거나 혹은 영건 카일 켄드릭이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될 경우 이를 대신할 수 있는 선발투수가 필요하다며 박찬호의 이름을 언급했다.
필라델피아는 슈퍼 좌완에이스 콜 하멜스를 비롯해 브렛 마이어스, 조 블랜튼이 내년 시즌에도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전망이다. 남은 자리는 모이어와 켄드릭이 유력한 상황. 그렇지만 모이어와의 재계약을 확신할 수 없는데다 켄드릭을 제이크 피비가 포함된 다각 트레이드에 투입할 예정이어서 이를 대신할 수 있는 보험용 선발투수가 필요하다.
선수생활의 대부분을 선발투수로 보낸 박찬호는 비싼 돈을 투입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최적의 인물.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 몫을 해주지 못하더라도 셋업맨이나 롱릴리프 역할을 맡길 수 있다.
필라델피아의 유니폼을 입게 된다면 박찬호는 브래드 릿지와 라이언 매드슨이 버틴 철벽 불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타선에도 라이언 하워드, 체이스 어틀리 등 뛰어난 타자들이 많아 타선을 원망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월드시리즈 우승을 다시 노리는 팀이기 때문에 부진에 빠질 경우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을 것이다. 또 필라델피아의 홈구장이 투수들에게 불리해 매번 장타를 의식하며 투구를 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번 시즌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54경기 출전한 박찬호는 4승4패 79K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투구이닝은 95 1/3.
계약이 체결된다면 필라델피아는 박찬호의 5번째(LA 다저스-텍사스 레인저스-샌디에고 파드레스-뉴욕 메츠) 팀이 된다.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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