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발’의 얼굴엔 자신감이 넘쳤다. 주위에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는 것에는 “우승으로 보여주겠다”고 공언한다.
김학범 감독의 사퇴로 프로축구 K리그 성남 일화를 이끌게 된 신태용(38) 감독대행.
그는 선수시절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후배들을 이끌어 리더십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지도자로선 너무 젊은 데다 코치 등 지도자 경력이 없는 게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달 초 사령탑에 임명된 뒤 대한축구협회 1급 지도자과정을 밟고 있는 신 감독대행을 10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만났다.
그는 주위의 염려와 우려를 의식한 듯 “성남에서 선수로 박종환 감독과 고 차경복 감독을 모시면서 어떻게 우승하는지를 지켜봤다. 또 나 혼자가 아닌 코칭스태프가 머리를 맞대면 충분히 성남을 최고로 이끌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신 감독대행은 성남을 명문으로 이끈 ‘영원한 성남 맨’이다. 1992년 성남(당시 일화 천마)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13시즌 동안 성남에서만 401경기에 나서 99골 68도움을 기록했다. 데뷔 첫해 신인왕을 차지한 그는 1996년 18골(24경기)로 득점왕에 오르고 K리그 최우수선수에 두 차례, ‘베스트 11’을 9차례나 수상해 ‘기록의 사나이’로 불렸다. 1993년부터 K리그 3연패, 2001년부터 3연패 등 총 6번의 K리그 우승을 그가 주도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 프런트가 삼위일체가 된다면 K리그 최고가 될 수 있다. 내가 감독이라고 해서 독단적으로 이끌지는 않겠다. 코치들은 물론 선수들과도 의견을 교환하고 프런트의 의견까지 반영해 최상의 판단을 하도록 하겠다.”
신 감독대행은 합숙을 자제하고 자율을 강조하되 경기력이 안 좋을 땐 책임 또한 막중하게 묻는 ‘자율축구’를 선보일 계획이다.
“국가별로 국민성이 다르다. 한국 선수의 특성을 60% 유지하되 40%는 선진축구를 받아들여 성남이 K리그를 주도하도록 만들겠다.”
신 감독대행은 2005년 호주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한 뒤 현지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았고 올 8월부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과 레딩에서 2개월간 지도자 연수를 하는 등 ‘선진 축구’ 공부에도 많은 투자를 해 왔다.
신 감독대행은 “팬 없는 축구는 의미가 없다. 선수들과 함께 팬들과도 자주 만나는 ‘성남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파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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